“사상누각 되기 전 전면적 재검토 필요”

제천시의 도심지 주차난 해소와 교통환경을 개선을 위해 시내 중심가에 건립한 시민주차타워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내년초 추가 증설계획을 수립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선행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시는 중앙로2가(여성도서관 인근)일대 2698㎡를 지난해 11월 도시계획상 주차장 시설로 결정, 지난 7월 사업비 9억1200만원을 들여 자주식 입체철골조로 2층 99면 규모의 주차시설을 완공했다.

번화한 중심가에 세워진 주차타워로 주차난을 일부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협소한 주차구역과 진·출입로 협소, 충분치 못한 회전반경으로 인해 운전자와 보행자들은 사고의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의 제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 제천시 시민주차타워의 출구부는 충분한 회전반경이 확보되지 않아 차량 및 보행자와의 출동사고의 위험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각형 안은 출구방향에서 바라본 시야확보도) 주차구획 규격미달 천차만별 먼저 관련법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차구획의 규격을 살펴본다. 주차장법시행규칙 제3조(주차장의 주차구획)은 차량1대당 주차구획에 대해 ▲승용차 너비 2.3m x 길이 5m이상 ▲경형승용차전용구획 2m x 3.5m이상 ▲지체장애인 전용구획 3.3m x 5m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실측결과 주차구획은 천차만별이며 많은 수의 주차면이 규격에 미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승용차의 주차구획은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는 주차 면이 수십 면에 이르고 있다. 2.05m X 4.9m인 주차면이 10여개 이상으로 규정에 미달, 장애인전용주차구획의 경우도 3.09m X 4.9m로 확인돼 이 역시도 규정에 미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곳곳에 20여개의 철골기둥이 버티고 있어 실제 이용자들은 주차공간을 더욱 협소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규칙에 주차장의 높이는 2.3m로 규정하고 있으나 시민주차타워 입구에는 제한높이를 2! .2m로 표지하고 있으며 실제 가장 낮은지점(감시카메라)이 2.2m로 확인됐다. 협소한 진·출입로, 사고위험 상존 출구부분은 60도의 시야를 확보해야 하나 15~20도로 규정에 미달될 뿐만 아니라 사고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어 운전자와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시행규칙 제6조는 ‘출구부근의 구조는 출구로부터 2미터를 후퇴한 주차장 차로의 중심선상 1.4m의 높이에서 도로의 중심선에 직각으로 향한 좌·우측 각 60도의 범위 안에서 도로를 통행하는 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 출구를 빠져나와 우회전을 할 경우에는 시야확보는 고사하고 회전반경도 넉넉하지 않아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선을 경유해야만 한다. 이로 인해 사고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 주차장관련법상 규격에 미달되는 주차구획이 많아 주차시 이용자들은 접촉사고 등의 큰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또한 시행규칙은 ‘주차대수 규모가 50대이상인 경우에는 출구와 입구를 분리하거나 너비 5.5미터이상의 출입구를 설치하여 소통이 원활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중앙부의 정산소를 제외하면 이 역시도 규정보다는 10cm가 좁아 규정미달로 확인됐다. 이어 진출·입시 정산소와 경사로, 주차타워 내의 곳곳은 충분한 회전반경을 확보하지 못해 운전자들이 수차에 걸쳐 전·후진을 하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무용지물 방범설비… 혹한·강설기 더 문제

시행규칙은 주차대수 30대를 초과하는 주차시설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사무소 내에 폐쇄회로 및 녹화장치를 포함하는 방범설비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주차타워에는 8대의 카메라를 포함한 방범시스템은 갖췄으나 확인결과 여러 군데 사각지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관리인이 상근하고 있는 정산소가 아닌 관리사무실에 녹화시스템이 설치돼 활용도가 미약할 뿐만 아니라 원활한 주차안내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 주차타워 곳곳은 배수가 좋지 않아 여름철 우기에는 곳곳에 물이 고여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겨울철 혹한과 강설량이 많은 제천지역의 특성상 바닥면이 결빙될 경우 협소한 공간과 회전반경 미확보로 사고위험이 높아져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 능숙한 운전자의 경우라도 한번에 출구를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사상누각은 안돼 견실한 기초가 중요”

시는 내년 상반기 중 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주차타워 한 층을 더 올려 총 148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2006년 이후에는 4층으로 증축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이미 건립된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 박모씨(청전동·44)는 “몇몇 시설을 보완하기 보다는 현재 건립된 주차공간에 대한 ‘대수술’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3층 4층으로 증축하는 것은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사전에 주도면밀하지 못한 계획상의 오류도 있지만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주차구획의 규격미달은 차선을 그리는 과정에서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진·출입로의 시야확보는 각도조절이 잘되어 있다.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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