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콜 운행 중 접촉사고 발생...직원에 "현금 또는 자차 보험 이용" 제시

청주주시설관리공단이 평가급(보너스) 산정에 기준이 되는 경영평가 점수를 관리하게 위해 직원 개인에게 손실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주시설관리공단이 평가급(보너스) 산정에 기준이 되는 경영평가 점수를 관리하게 위해 직원 개인에게 손실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이전 보도한 '고객만족도평가 조사 개입'에 이어, 경영평가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관리직 상급자가 보험 사기 등 불법행위를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세종경제뉴스가 단독 입수한 녹취파일에는 청주시시설관리공단 담당부서 책임자가 해당 직원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때는 2016년이다.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 고객만족도평가 조사에 개입한 것과 같은 해이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지원하는 '해피콜' 시행부서인 교통사업부에서 일어난 일이다. 2016년 어느 날, 해피콜 운전자 A씨가 접촉사고를 냈고, 이 같은 내용이 공단에 보고됐다. 곧 교통사업부장과 면담이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당시 부장은 A씨에게 사고 접수를 하지 말고, 개인이 처리하라고 권했다. 말이 권한 거지, 사실상 강요하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녹취된 음성 파일 확인 결과 부장은 A씨에게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강제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 하면서도 "많은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처리한다.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개인 처리를 유도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험 사기를 아무렇지 않게 권했다는 점이다. 부장은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현금으로 하는 것이고, 하나는 개인 보험으로 하는 것"이라며 "A씨 자가용에 보험 들어있지 않냐"고 A씨에게 말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해피콜 운전을 하는 또 다른 공단 직원은 "인사사고는 어쩔 수 없지만 인사사고가 아닌 경우는 모두 이런 식으로 처리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녹취 파일에는 교통사업부장을 비롯한 이른바 고위직들이 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지도 스스로 밝히고 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해당 부장은 "개인 하나 때문에 직원 전체가 금전적 손실을 보게 된다. 안전사고 점수가 이미 '0'점이라면 그냥 보험처리하면 되지만, 앞으로 몇달만 사고가 안나면…"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경영평가 안전사고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업무상 일어난 손실을 개인에게 떠넘긴 것이다. 취재 결과 개인 합의의 경우, 운전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청주시시설관리공단 교통사업부 부장은 "부서 이동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해당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

<세종경제뉴스> 오옥균 기자 goodday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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