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에서 진단, 돌봄, 예방, 사례관리까지 치매관련 업무담당
급박한 진행으로 인력수급, 조직운영 등 문제점 드러내기도

청주시 흥덕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리모델링 공사 모습.

청주시 흥덕, 서원, 상당, 청원구 ‘치매안심센터’ 개소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센터운영 및 인력수급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분히 준비할 시간없이 개소를 서두르다 보니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문을 열어야 할 판’이라고 관계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또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방대한 업무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고 조직운영에 있어서도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 서원, 상당, 청원구 보건소에서 각각 추진하고 있는 치매안심센터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치매안심센터, 왜 필요한가?

치매안심센터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국가가 나서서 치매환자와 환자가족을 돕고 책임지겠다는 이른바 ‘치매 국가책임제’의 첫 출발점이기도 하다. 치매안심센터 설립 및 운영은 현재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진행되고 있다.

노령화사회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치매환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2015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16~2020)’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2015년 9.8%(64만8000명), 2020년 10.4%(84만명), 2050년에는 무려 15.1%(271만명)로 급증할 전망이다. 2050년이 되면 국내 노인 7명 중 1명이 치매 환자가 된다는 말이다.

청주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청주시 치매환자는 9803명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 9만6483명 중 10%가 넘는 수치다.<표 1 참조>

치매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제적 파산은 물론 가족관계까지 파탄에 이르게 하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그렇다보니 국가가 나서 이들을 돕고 책임지겠다는 치매 국가책임제 방향과 명분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치매안심센터에선 뭘 하나?

현재 청주시 각 보건소에서는 치매안심센터 업무를 시작했거나 또는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흥덕구와 서원구 치매안심센터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관할 주소지로 되어있는 만 60세 이상 주민 중 1차 치매조기선별검사(MMSE-DS)를 실시 후 ‘인지저하’결과가 나오면, 2차로 인지기능을 좀 더 정밀하게 검사하는 진단검사(CERAD-K 등)도 무료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원구와 흥덕구 보건소는 보건소 인근에 별도의 건물을 임대, 리모델링을 통해 8월 경 개소할 예정이다. 또 상당구와 청원구 보건소는 센터를 신축, 내년 1월 개소를 앞두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의 주요업무는 사실 치매환자와 관련된 거의 모든 업무를 포괄한다. △상담 및 등록관리 △치매조기검진 △치매 치료관리비 지원 △치매환자 돌봄·재활지원 △치매환자 쉼터지원 운영 △치매인식개선 홍보 및 치매예방관리 등이 치매안심센터의 주요사업이다.

치매로 의심되는 노인을 찾아 검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무료로 진단검사를 해주며, 치매로 진단받았을 경우에는 돌봄과 관리까지 해준다.

물론 그동안 기존 각 구 보건소에서도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치매안심센터 설립으로 인해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은 무료로 치매검진과 진단, 관리를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상당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되면 협력병원의 의사로부터 치매 진단검사를 보건소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또 치매쉼터와 가족카페가 마련돼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가족카페는 치매환자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들은 기존에 하고 있던 업무와 센터 설치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치매진단을 담당하는 협력병원 의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치매안심센터에 상주할 예정이다.

청주시 서원구 치매안심센터 내부 전경

“인력수급하랴, 공간마련하랴, 사업하랴 정신없네…”

청주시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센터의 취지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인력수급과 미흡한 조직운영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앞으로 각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 종사할 인력은 20명~24명이다. 이들은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상담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다. 상당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종사할 인력은 23명, 서원구는 24명, 흥덕구는 22명, 청원구는 20명이다.

하지만 현재 각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력은 3분의 1 수준인 7명씩이다. 한 관계자는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6월에 1차로 시간선택제 인력 7명을 배치 받았고 10월경에 2차로 인력이 보충될 예정이다. 여러번 공지를 냈지만 인력충원에 어려움이 있다. 이 사업이 정착되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치매안심센터 인력은 정규직보다 시간선택제 인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치매안심센터 인력 89명 중 시간선택제 인력은 60%가 넘는 55명에 이른다. 한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인력도 전문적이고 7시간을 근무하기 때문에 정규직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정규직에 비해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청 조직은 대부분 팀별로 운영되고 있다. 팀인원은 한 팀당 5~6명, 많아야 10여명 내외다.조직운영에 있어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치매안심센터는 20명이 넘는 인력이 한 팀으로 근무하게 된다. 한명의 팀장이 많게는 24명이 넘는 인력을 관리하고 업무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무리라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초창기라 그런대로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인력이 모두 갖춰지면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난감하다. 팀을 나누고 팀장을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의견이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청주시청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려온 표준안에 따라 조직을 구성한 것이다. 한명의 팀장 아래 여러 기능인들이 업무를 하게 돼 있다”며 “현재는 공간도 미흡한 상황인데 사람만 많이 꾸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직은 이미 꾸려졌고 필요하다면 단계적으로 보강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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