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이 관건… ‘재개’든 ‘포기’든 장기화 우려

진흥종합건설의 부도로 방치되다 경매에 의해 새 주인을 맞았는데도 뉴월드코아 현장은 진척되지 않은 채 왜 계속 방치되는 것인가.
뉴월드코아는 지난 97년 진흥종합건설의 부도와 함께 공사가 중단되면서 해마다 한 두 차례는 뉴스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 첫 번째가 부도에 따른 피해자들의 속출, 그에 대한 처리과정. 그리고 두 번째가 지하 20m에 달하도록 파내고 지하 골조 공사 중 중단됨으로서 파생된 재해 위험에 대한 것들이었다.
뉴월드코아를 분양받았다가 부도로 피해를 입은 입점 피해자들 일부는 그 후유증으로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른 사람도 있고 여전히 재기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 등 지역 사회에 긴 파장을 남겼다. 지난 99년 뉴월드코아 부지가 경매로 새 주인을 맞아 입점자 채권단은 1억원의 보상금과 함께 백화점 완공 후 분양시 10%의 분양대금 할인을 약속 받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러나 공사 현장 방치로 인한 재해위험 문제는 더 깊어만 가고 해결의 실마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99년 경매로 낙찰 받아 새 주인이 나섰으나 사업성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관건

당초 뉴월드코아 부지의 경매 예정가는 99억8000만원에 달했으나 아홉차례 유찰을 거듭한 끝에 10차에서 최초 예정가의 10분의 1인 9억7000만원에 경기도 파주에 주소를 둔 이명규씨에게 낙찰됐다.
당시 실질적인 낙찰자인 고모씨(48·여)는 청주지법에서 기자와 만나 “공사를 재개해 백화점을 탄생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었다. 실제 고씨는 백화점을 짓기 위해 사업자를 찾아 백방으로 노력했고 M건설 등 잘 나가는 1군 몇몇 건설업체들이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현장 실사까지 마쳤다. 하지만 사업성이 문제였다.
수백억원을 들여 공사를 재개해 백화점을 완공한 후에 투자비를 건질 수 있을 것인가란 문제에 봉착, 덥석 받아드는 업체나 투자가가 없었던 것.
이에 앞서 낙찰자 고씨 스스로 사업을 재개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하는 첫 번째 걸림돌이었다. 실제 고씨가 실질적인 낙찰자로 알려지면서 과연 뉴월드코아 백화점 사업을 재개할 여력이 있는가에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일단 예정가의 10분의 1 가격으로 떨어진 입찰 물건을 낙찰 받아 이를 되팔아 시세 및 경매 차익만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문의 눈초리가 쏠렸던게 사실이다.
고씨가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으로 보아 그렇지 만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최근들어 재 매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당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고씨는 실제 지난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백화점이 아니었다. 너무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인수했다.”고 밝혀 자신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좀더 구체적인 대답을 요구하자 “조금 있으면 결론이 날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 주변에서는 한 사업자가 나타났는데 땅값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귀뜸도 했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도 문제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도 풀어야 할 문제다. 뉴월드코아 사업권은 여전히 진흥종합건설 정진택씨에게 있어 사업권 이양을 받아야 하고 건축 허가권은 채권단 중의 모씨에게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씨는 뉴월드코아 부지를 낙찰 받은 후 소유권 이전을 위해 낙찰 대금 10억7000만원을 들인 것 이외에 지하 공사업체에 6억원, 분양 입점자에게 1억 등을 지급했다. 또한 고씨는 뉴월드코아 부지를 담보로 28억원의 은행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인사는 이 같은 경비 지출 등을 고려하여 고씨측이 뉴월드코아 부지 매각 시 38억원선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상복합 건물이 최적 판단

현재 뉴월드코아 시설 공사를 재개한다면 주상 복합 건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씨 등 건축주들이 건설 및 설계 컨설팅사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결과 백화점이나 쇼핑몰 보다 주상복합건물이 가장 타당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는 백화점 및 쇼핑몰로 했을 때 분양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업성이 전제되어야 쇼핑몰이든 주상복합건물이든 추진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따라 시기도 결정되어 방치된 공사 현장의 재해 위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되메우기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난후 3년이 지났지만 공사 재개 여부가 아직도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뉴월드 코아의 재해위험 시설을 마냥 방치해 둘 수도 없다. 현재까지 뚜렷한 위험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상황은 위험천만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지난해 9월까지 뉴월드코아 현장의 안전진단을 해온 다산 ENG 이명복씨는 “요즘도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청주의 뉴월드코아 현장이 걱정된다. 절대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현장이다.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9월까지 계측 결과가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마 등 제반 변화에 따라 장담할 수 없다.”며 걱정했다.
위험 요인으로는 5년이 경과한데 따른 토류판의 부식, 인접건물이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도로에 접해 있고 그 도로의 교통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인근에 대규모 시설 공사 등이 꼽히고 있다.
그나마 뉴월드코아 현장이 지금까지 버티는 것은 지난 98년 청주시에서 6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지하 5층에 대한 옹벽공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개인 시설물에 공공 예산을 들인 것은 그만큼 위험이 급박했음을 말한다.
위험물을 점검 관리하고 있는 청주시는 이제 건축주가 해결해야 된다며 건축주에 시설 보강을 촉구하는데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을 해 언제까지 공사 재개 및 안전 보강이 되지 않는다면 되 메우기를 할 각오로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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