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받침 토류판 썩어 나가는데 5년째 방치

공사 중 업체의 부도로 5년째 방치되고 있는 청주시 용암동 뉴월드 코아 공사 현장의 붕괴 위험이 장마철을 앞두고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 시설물은 재난위험시설임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부터 이 부지를 낙찰 받은 소유주가 안전 계측도 하지 않고 연락을 끊어 최소 안전판 점검(예측)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뉴월드코아 공사 현장은 97년 진흥종합건설이 지하 1층 지상 10층의 백화점 신축을 위해 지하 5층까지 땅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중 97년 진흥종합건설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채 현재까지 방치되어 있는 재해 위험 시설이다.
지난 99년 경매에 의해 새로운 주인이 확정됐지만 타당한 사업성을 찾지 못해 공사재개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당분간 진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같이 공사 중단으로 5년여 방치되자 철골 골조의 부식이 심각하고 측면 흙 막음 지지대인 토류판이 썩어나가는 등 붕괴 위험이 높아가고 있다. 이들 임시 철골 구조와 토류판 만으로 20m가 넘는 깊이의 지하 땅을 파낸 시설이 5년째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이 곳 현장은 특히 차량 통행이 빈번한 큰 도로와 접하고 있는 데다 청주 지역 최대 규모인 구 충청매일 사옥 등에 인접하고 있어 육안으로도 아슬아슬한 위험을 느끼게 한다.
이 현장과 접한 구 충청매일 사옥에 입주한 한 업체 직원은 “이 건물 옆구리가 저렇게 파헤쳐져 있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함을 느낀다. 괜한 불안감을 준다”고 말한다. 업무상 이 건물에 드나드는 임모씨(45)는 “뉴월드 코아의 방치된 공사 현장을 생각하면 왠지 붕괴 우려의 불안감으로 바로 인접한 이 거륭빌딩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차를 인근 도로변에 주차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렇듯 인근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인근 글로리아백화점 신축 불안가중

더욱이 뉴월드 코아 공사 현장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대형 백화점(글로리아 백화점)이 신축되고 있어 대형 공사 차량들이 드나들어 지반 울림 현상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백화점 신축에 따른 지하 굴착 공사 등에 의한 간접적인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월드코아 안전진단 및 계측을 해왔던 서울에 있는 다산 ENG 한 관계자는 “뉴월드코아 인근에 원룸을 신축할 때도 걱정이 되었지만 지하 굴착이 크지 않아 별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대형 시설이 건축되고 있다면 뉴월드코아 안전에 영향을 분명히 미쳤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글로리아 백화점은 신축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완공 후 개점을 하게되면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뉴월드코아 인접 도로를 이용할 것이 확실시 되어 이에 따른 뉴월드코아의 안전 확보책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방치된 뉴월드코아 현장은 육안으로 보아도 토류판이 썩어 터져 나와있고 남서쪽 측면은 기울임도 나타나고 있었다. 도심에 대형 재해 위험 시설이 도사리고 있음으로 해서 도시 미관도 크게 해치고 있다.
이제 곧 장마가 닥치게 된다. 올해도 또다시 아무런 조치없이 이 재해 위험시설이 방치된다면 주민 불안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안전 계측도 8개월째 안 이루어져

문제는 이 위험 시설물이 안전 계측도 없이 8개월여 전부터 관리의 손길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청주시가 토류판 교체 등 안전 보완 요구를 소유주에게 하고 있으나 연락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월드코아 부지는 시공사인 진흥종합건설 부도 3년 후인 지난 99년 11월 청주지법 경매를 통해 이명규씨에게 낙찰됐다. 그러나 이명규씨는 명의 신탁자일뿐 실제 낙찰자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고모씨(여) 등.
이들은 지난 99년 뉴월드코아 부지 낙찰후 청주시에서 시행해오던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 계측을 이어 받아 시행해왔다. 지하 벽체의 변이를 볼수 있는 지중경사계측을 비롯하여 인근 구 충청매일 사옥과 공중전화 사옥 등에 대한 안전계측 등이다. 토목 설계 계측관리 업체인 다산 ENG에서 이들 소유주의 위탁을 받아 1주일마다 안전 계측을 벌여왔다.
그런데 3개월 단위 계약으로 이루어지던 안전 계측이 지난해 9월부터 중단되어 안전 예측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마져 작동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산 ENG측에 확인결과 지난해 9월 안전 계측을 위한 재 계약을 앞두고 “연락을 주겠다”는 대리인과의 접촉이후 연락이 없어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난해 9월부터 안전계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나아가 청주시는 뉴월드코아 건설 현장에 토류판이 낡아 위험해지자 토류판 교체 지시를 내렸으나 건축주가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토류판은 파 놓은 지하 벽체에서 밀려 나오는 흙을 받쳐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토류판이 터졌을 때 흙이 쏠림으로써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이 곳 현장의 토류판은 목재로써 5년여가 지나 썩어가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월 낙찰자인 이명규씨 앞으로 토류판 교체 지시를 내렸으나 이행되지 않자 지난 4월에도 촉구 공문을 냈다. 그러나 청주시는 이씨에게 공문을 보내놓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을 들어 실질적인 소유주들에게는 접촉을 시도하지 않아 편의적인 탁상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다산 ENG 안전계측 담당 이명복씨는 “파일과 나무로 된 토류판이 썩어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 번 흙이 쏠리게 되면 대책없이 무너지는게 붕괴 사고다.”며 조속한 안전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9월까지의 안전계측에서는 특이한 이상 징후 없이 안전 허용 범위 내에 계측치가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경적인 요인이 변화되어 왔고 그 후 주변에 대형 건물 신축 및 그에 따른 대형 공사 차량의 빈번한 소통 등으로 상당한 변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가오는 장마가 걱정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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