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장 선거 전현직 후보간 정치공방 비화
충주라이트월드 "사실무근, 종교계와 추진않겠다"

지난 7일 충주라이트월드 이원준 대표와 입점상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주세계무술공원 일대에 민간투자 방식으로 조성된 '라이트월드' 가 종교적 색채가 짙은 '노아의 방주' 조형물 설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티켓 판매 형식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사이비 종교단체' 개입설 등이 제기된 것. 충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전현직 후보간의 정치공방 소재로 비화되자 사업주측에서 서둘러 '노아의 방주; 건립추진위와 계약중단 의사를 밝혔다. 충주 라이트월드를 둘러싼 각종 의혹사안에 대해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유한회사 충주라이트월드는 11일 개장 2개월만에 입장객 9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남아와 중화권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내 여행사 6곳과 조인식을 가졌다. 기존의 야간조명 조형물 콘텐츠를 확대하고 서커스와 콘서트 등 각종 공연 이벤트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하지만 '충주라이트월드'는 지난 4월 개장 이후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KBS-TV '1박2일' 등 방송프로그램 소개와 SNS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에는 입장객이 줄을 서고 있다. 반면 UN평화공원,세계무술공원 이름으로 공공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했던 곳에 철책을 둘러치고 야간 유료입장(성인 8천원)으로 바뀐 현실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찬반논란 속에 연착륙을 하던 '충주라이트월드'는 충주시장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핫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5월말 민주당 우건도 후보측에서 '시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무술공원에 충주시민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일에는 '노아의 방주' 건립계획에 대해 "세계무술공원이 라이트월드 사업으로 인해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라이트월드 측에서도 기독교계 A정파에서 거금의 투자금을 노아의 방주를 위해 받았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특정 종파 아닌 개인 자격 참여"

이에대해 충주라이트월드와 투자자, 입점상인들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 후보가 방송 토론회에서 라이트월드가 준공검사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이고 하자투성이의 행사장인 것처럼 왜곡·과장했다"고 맞받아쳤다. 또한 우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영업방해, 협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8일 충주지역 7개 사회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1000억 원 이상 투자해 조성된 시민공원을 1년에 임대료 3억 원에 임대해 시민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라이트월드가 법인등록을 했으나, 내용면에서 자본금 2억 원의 영세개인사업자가가 공사와 운영을 맡은 현실에서 감사원 감사청구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충주라이트월드 '노아의 방주' 건립추진위의 신문 광고와 조감도

특히 7개 사회단체 성명서에도 “(노아의 방주)운영을 맡고 있는 사업체는 자칭 기독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통 기독교가 아닌 사이비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교시설 건립 배경에 대한 의혹이 포함됐다. 실제로 본보가 포털사이트에서 '충주 노아의 방주'를 검색한 결과 ‘노아의방주' 건립 후원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상당수 발견됐다. ‘노아의 방주’는 충주 라이트월드 테마파크 부지 중 이스라엘관이 있는 1만㎡ 땅에 구약 성경에 나오는 실물크기(135m)로 건립된다고 밝혔다. 건립자금에 충당하기 위해 자유이용권 1인-1구좌 30,000원으로 참여하는 후원건립 운동을 제안했다. 1백장 이상 구입하면 VIP회원권을 발급해주고 '노아의 방주'에 이름을 새겨 넣어 주는 특전도 제시됐다. 하지만 티켓 판매식 후원모금 실적은 기대에 못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성 교단에서 이단으로 배척하는 종파 소속 목사도 참여했고 4월 충주라이트월드 개관기념 예배 당시 일부 설교 내용 때문에  이른바 '사이비 종파 개입설'이 등장하게 된 것. 

시장선거 공방전 속에 '노아의 방주'는 '시민 공원부지를 특정 종교 전유물'로 변질시켰다는 프레임으로 확산됐다. 결국 11일 본보 취재과정에서 충주시 담당공무원은 "충주라이트월드측에서 종교단체와 관련된 투자유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애초 타지마할, 피라미드 같은 세계적인 건축조형물을 조명예술로 재탄생시키려는 시도였다. 노아의 방주도 성경속에 나오는 상징적 조형물로 태양광을 이용한 설치를 모색했던 것이다. 기독교 목회자 등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다 보니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았고 결국 충주라이트월트가 직접 투자해 제작하던지 아니면 건립 자체를 백지화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공공원 사용제한 의견수렴 부족해

이에대해 충주라이트월드 이원준 대표는 "시의 설명이 맞다. 선거를 이용한 마타도어가 심해 기독교계쪽과 투자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특정 교단이 참여한 사실은 없고 각 교단 소속의 목회자들이 개별적으로 다양하게 참여해 건립위원회를 구성했다. 우리쪽에 단 한푼도 자금이 넘어온 게 없다. 그래서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당초 약속한 투자기한도 경과됐기 때문에 건립위원회와 법률적 분쟁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라이트월드는 지난 2014년 충주시와 투자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찾지못해 공전되다가 지난해 2월 충주시와 약정서를 체결했다. 전체 14만㎡ 부지에 5년간 450억원을 투자해 빛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충주시에 연 3억5천만원의 부지 사용료를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비롯해 석가탑, 고려청자, 중국 장식 용 등 각종 조형물을 1년여 동안 설치해왔다. 제작진은 이탈리아 루미나리에 팀과 중국 조명팀 등 50여명의 기술진이 투입됐다는 것. 충주시는 조길형 시장 취임직후 똑같은 민간투자방식의 라바랜드를 개장해 1년만에 20만명 관람에 입장수입 10억원을 올렸다. 또한 외지 관람객이 50%이상을 차지해 관광자원 컨텐츠 개발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라바랜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라이트월드와 MOU를 맺었으나 추진과정에서 시민소통이 부족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시의회에서도 의원 간담회 수준의 논의가 있었고 시민공원을 개발사업자에게 임대하는 상황에서 공청회 등 시민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것. 충주시 전직 공무원 Q씨는 "라이트월드 대표가 당초 2013년께 춘천시에 제안을 했다가 실패한 것을 충주시로 가져온 것이다. 중견기업도 아닌 자본금 2억원의 유한회사와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고 절차적 투명성이 많이 결여됐다. '노아의 방주'도 첫 사업계획서에 포함됐다면 충분히 걸러졌을텐데 나중에 불쑥 나타났다. 시민들의 공원 접근권을 제약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민단체와도 사전협의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충주시민 더이상 입장료 부담없다"

또한 일부 시민들은 충주라이트월드에 추가 콘텐츠가 설치될 경우 입장료가 계속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는 홍보기간을 명목으로 8천원이지만 실제로 시와 협정한 입장료는 성인 1만5천원이기 때문이다. 향후 관람 컨텐츠가 늘어날수록 입장료는 더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대해 충주라이트월드 이 대표는 "충주 시민들에게는 현행 입장료(성인 8천원)이상 받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공공용지를 사용하는 마당에 시민들에게 절대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다. 우리 회사는 경쟁력있는 문화컨텐츠로 관광객을 모여들게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앞으로도 20여개 컨텐츠를 연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광고 글에 충주시와 뉴스종편 YTN이 지분참여한 것 처럼 표현된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시청 담당공무원은 "충주시에서 라이트월드에 예산이 집행된 것은 전혀 없다. 사업부지도 5년 사용계약인데 인터넷상에 10년으로 잘못 적은 글들이 올라있다. YTN은 지분계약이 아닌 홍보계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