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후보
“행정 능력, 도민들이 먼저 알아.”
여론조사 결과에 느긋함 속 경계심

선거전에 있어 한나라당 이원종 후보의 최대 장점은 역시 그가 정통 행정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이후보 캠프는 지방행정의 수장을 뽑는 6월 선거는 결국 이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방행정을 책임질 인물을 뽑겠다는 선거인데 이원종후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인물은 없다. 자치단체장 선거가 정치적으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잘 알기 때문에 행정가로서 깨끗함을 겸비한 이후보를 절대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후보측은 지지도에서 아직까지 큰 차이로 앞서는 최근의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 많이 고무되어 있다. 청주방송 여론조사에선 56%(이) 대 22.2%(구)로 나왔고 KBS와 MBC의 여론조사에선 각각 54.4%(이) 대 18.1%(구), 46.1%(이) 대 18.4%(구)로 나타났다.
현재 상대 캠프측에서 이후보에 대해 네거티브를 펴는 대상은 리더쉽이다. 그동안 지역의 현안 때마다 책임자로서 과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곡을 비켜가는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우선 타겟이 되는 건 지난 99년말에 있었던 호남고속철도 오송기점역 유치 파문이다.
당시 정부 관보에 충북이 주장하는 청원 오송이 아닌 충남 천안에 기점역이 표기되는 바람에 자민련 의원들의 집단탈당과 거도적인 반발이 제기됐지만 같은 자민련 소속이었던 이후보는 지사로서 용기있는 행동을 못함으로써 결정적으로 충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의식한 구천서 후보는 “지사에 당선되면 오송기점역 문제를 놓고 정부와 JP에게 지사직을 걸고 담판을 벌이겠다”고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다. 구후보 캠프는 이 밖에도 충북은행 퇴출, 옥천조폐장 폐쇄, 하이닉스 반도체 사태 등을 들며 이후보가 결정적일 때 책임지기보다는 소위 물타기 처신으로 자신의 안위만을 챙겼다고 비판한다.
이후보에 대해 구천서 캠프측이 후보 차별화를 위해 어깃장을 놓는 또 다른 대상은 이후보의 행정 실적. 말은 요란했지만 얻은게 없다는 것이다. 구천서 캠프의 관계자는 “그동안 사이판 인력 송출이다, 해외세일즈다 하며 말들은 많았지만 뭐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게 있느냐”고 반문하며 “행정의 달인은 알맹이 없는 수사(修辭)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선 유권자들이 그 실체를 냉정히 따져 판단할 것이다”고 일갈했다.

구천서후보
“추진력 선택, 충북의 정체성 회복해야.”
단기간 활동에도 지지도 오름세 자신감

자민련 구천서후보의 경우 유권자들에게 가장 확실한 인상을 심어 주는 것은 그의 추진력과 돌파력이다.
16대 총선에서 떨어져 정치력에 잠시 탄력을 잃었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대한태권도협회장을 연이어 꿰참으로써 다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부각시킨 후 도지사까지 넘보게 됐다.
구천서 캠프의 전략은 역시 젊음을 바탕으로 하는 추진력과 잠재력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된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지사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지난 4년간 도민들이 겪은 시련을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봐라. 구천서라는 인물이 단기간의 활동에도 불구,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유권자들로부터 바로 ‘대안’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정치와 성공적인 사업을 통해 다져 온 역량이 행정에 접목되면 가장 실체적인 자치행정을 구현할 수 있고 이래야만 실추된 지역의 정체성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종후보에 비해 구천서후보가 상대적으로 뒤지는 것은 물론 행정경험. 이후보 캠프는 앞으로 이 점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행정경험이 없는데다 도지사 출마 자체가 정당의 정치적 전략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후보로서의 자질이 근본적으로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이원종 캠프의 관계자는 이를 이렇게 정리했다. “지방행정과는 전혀 무관한 정치인이 어느날 갑자기 자치단체장, 그것도 가장 큰 역할이 요구되는 도지사를 하겠다고 뛰어 들었다. 정치인으로서 지금까지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뭐냐고 묻고 싶다. 오히려 여러 문제만 일으키지 않았는가. 이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들어 본 적이 없고 이는 곧 후보자질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 선무당에게 굿을 맡길 수는 없다.”
최근 일부에서 거론되는 ‘구천서 바람’에 대해서도 이후보 캠프측은 의미를 축소한다. 주변인 몇몇 정도가 분위기를 띄우는 정도이지 결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천서 후보가 지난 16대 총선에서 떨어진 후 지역구 활동을 내팽개친 것도 비판의 호재가 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천서후보가 추진력 돌파력을 내세우고 있는데 행정에 있어선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식견과 합리성이 더욱 중요시된다. 섣부른 추진력 때문에 지방자치 이후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가. 우리 충북에서도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행정은 연습이 아니다”고 구후보를 견제했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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