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충북 지역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색·황당 공약을 잇따라 내놔 눈길을 끈다.

  충북지사 선거의 '투 톱'인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와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는 각각 충북을 거쳐 북한을 연결하는 철도와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에 따른 변수가 적지 않은 초대형 국책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추진을 광역 지방자치단체 후보가 자신의 공약 목록에 올리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정부와 손잡고…" 또는 "정부에 적극 건의해 국책사업으로 채택하도록…" 등의 전제를 달기는 했으나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눈총이 적지 않다. 각 후보는 "충북도 이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심의보 충북교육감 후보는 고교 교과서와 신입생 교복, 고교와 사립유치원 급식을 무상화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예산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심 후보뿐만 아니라 학부모 표심 자극을 위한 도내 시장·군수 후보들의 교육 분야 '무상 시리즈'가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말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 황영호 청주시장 후보는 400억원을 들여 청주 미호천과 무심천에 궤도 열차 등 관광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예산이 막대한 데다 환경단체의 반발을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바른미래당 신언관 후보가 제시한 무심천 변에 철당간을 모티브로 한 전망대를 만들겠다는 공약 역시 군사 관계 법령에 따른 고도제한을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재원 마련 방안도 모호하다.

  무소속 김우택 청주시장 후보는 청주공항 주변 활성화를 위한 유흥업소 유치를 공약했고, 정의당 청주지역 후보들은 청주시가 2010년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건설한 개신오거리 고가차도가 실효성이 없다며 철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필용 음성군수 후보는 감곡역세권에 30만㎡ 규모 신도시 건설을 약속했지만 3분의2 이상이 주거지여서 토지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12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전액을 민자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민선 7기 임기 중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조병옥 음성군수 후보의 반기문 국제통상대학 설립 공약 역시 인구감소로 상당수의 지방대학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는 상황이어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소속 박동영 괴산군수 후보는 가구당 전기자전거 구입 비용 5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예산 확보 방안이 불투명하고 괴산의 윤용길 충북도의원 후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괴산 초대형 가마솥(둘레 17.8m, 높이 2.2m, 두께 5㎝)을 활용한 '왕 솥 행사'를 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관리 주체가 괴산군인 데다 가마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아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직 단양군수 후보는 시멘트 공장 밀집 지역인 매포읍에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먼지 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100m 높이 공기청정기 설치 사례를 예로 제시하고 있으나 열악한 군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이를 현실화하려면 걸림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의 후보자 명부에 등록된 각 후보의 '공약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