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부터 집중, 조직적인 '댓글의혹' 제기돼

지난해 6월 '유통재벌 입점저지 충북도민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 모습<충북·청주 경실련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참여 이벤트로 실시하고 있는 '희망공약 제안하기'가 대규모 복합쇼핑시설 유치 민원 창구로 변질되고 있다. 2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검색한 결과 충북지역 유권자 제안공약 가운데 청주 '스타필드' 유치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27일부터 '스타필드' 지지글이 폭주하기 시작해 2일까지 총 45건의 제안 가운데 30건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특정 세력의 조직적인 '댓글 작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스타필드'는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그룹이 2016년 경기도 하남을 시작으로 확대 중인 판매 위락시설을 겸비한 대규모 쇼핑 테마파크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12월 청주테크노폴리스내 상업용지 4만㎡ 의 부지를 매입했다. 신세계측은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나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입점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는 '유통재벌 입점저지 충북도민대책위원회'(이하 도민대책위)를 구성해 복합쇼핑몰 입점에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청주시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자측과 도민대책위의 사전협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측은 과거 하남, 고양, 창원 등의 선례처럼 지역 중소상인들을 위한 상생기금 조성안을 제시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상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공룡' 유통기업의 진출을 앞두고 청주시장 후보들도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신언관 후보와 정의당 정세영 후보는 뚜렷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민주당 한범덕 후보는 '제재조치는 법률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생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고 한국당 황영호 후보는 '각계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법테두리안에서 결정'한다는 의견을 언론에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개관된 쇼핑테마파트 스타필드 고양의 내부 모습<뉴시스 제공>

중앙선관위 '희망공약 제안하기'에 게시된 '스타필드' 지지글의 내용은 시민들의 편의성, 삶의 질 향상, 저가 구매로 인한 경제적 이익,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일부 반대글에서는 소상인 서민경제 위협, 지역자금 역외유출, 과대포장된 대기업 임대사업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충북경실련 이병관 정책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청주는 쇼핑할 곳도 없고, 애들하고 갈 곳도 없어서 스타필드가 꼭 들어와야 한다고 합니다. 도대체 쇼핑을 얼마나 어떻게 하길래 청주에 쇼핑할 곳이 없다고 하는 건지 이해도 안 가고, 자녀와의 소중한 시간을 대기업 쇼핑몰에서 보내겠다는 그 발상에 기가 막힐 뿐입니다. 입만 열면 창의적 교육 운운하는 사람들이...천민 자본주의(뭐든 크고 화려해야 하고, 대기업이어야 하고,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편리하면 되고, 청주시 다른 지역이야 피폐해지든 말든 내 아파트 주변만 쾌적하면 되고, 소비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의 극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중략)이게 선관위 홈페이지까지 가서 유치하라고 주장할 만한 사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지적했다.

2일 현재 중앙선관위 '희망공약 제안하기'에 게시된 충북 지역 희망공약은 지난 3월부터 120여건에 달한다. 스타필드 이외에 제안된 내용을 보면 청주 율량초와 솔밭초교 과밀로 인한 학교신설, 학교 교통안전, 공공도서관 신설 등 자녀교육 관련 분야가 많았다. 이밖에 무분별한 원룸 신축 제한, 마을 세대별 공동체 공간 만들기와 같은 정책 공약과 함께 상하수도 관로시설 신설, 가로등 설치와 같은 생활민원도 있었다. 이색적인 제안으로는 대전과 통하는 지하철 건설, 반려견 운동장 설치 등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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