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안(集安)에서 고려공주(高麗貢酒) 생산
‘천년의 다리’저자 손광섭씨 중국서 가져와 소개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청주 광진건설 손광섭 회장(62)은 혀를 끌끌 차며 어이없어 했다. “아니 중국 중앙정부가 고구려 역사를 마구 왜곡하더니 이젠 지방정부인 지린성(吉林省) 지안시(集安市)에서 이런 술까지 만들어 팔고 있더라구요.”

건설인으로서 틈틈이 현장고증과 사진 채증을 통해 ‘천년 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는 책을 발간, 화제가 된 손 회장의 손에는 중국 지린성 지안시 고려주업유한공사(高麗酒業有限公司)가 만든 것으로 돼 있는 ‘고려공주(高麗貢酒)’가 한 병 들려 있었다.

“주정 38도의 500ml들이 한 병을 450위안(한화 6만 3000원 가량)에 어렵사리 구해 왔어요. 현지에선 이 술이 올해 처음 나왔다고 합디다. 그런데 말이죠. 고려공주라는 이름이 보통 고약한 게 아니에요. 고구려를 뜻하는 고려에 공주(貢酒)라고 붙였으니 고구려가 중국에게 조공으로 바친 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잖습니까?”

손 회장은 ‘천년 후…’라는 책 발간 이후 북한 땅의 다리를 주제로 또 한 권의 책을 펴내는 것을 소망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요즘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중국 심양을 자주 방문한다.

심양에 있는 북한 직영의 칠보산 호텔에 묵으며 무역관 등 북한의 여러 기관 종사자 등을 통해 북한 다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 그러던 중 국내 언론에 언뜻 기사화됐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고려공주’가 현지에서 만들어져 시판되고 있다는 얘기를 다시 듣고 주변의 도움을 얻어 어렵사리 이 술을 사 가지고 왔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왠지 한국인에게는 쉽게 접근이 안 되는 술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술 포장지에는 ‘集安 高句麗故都, 高句麗酒통村是爲王公貴族釀制貢酒之地…’(집안은 고구려의 옛 도읍으로 고구려 주통촌은 왕과 귀족을 위해 술을 만들어 바친 곳이었다…)라는 표현이 적혀 있다. 손 회장은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가 고구려사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왜곡하지 않기로 한 이후에도 중국 지방에서는 중앙정부의 제지 없이 마치 고구려의 조공품을 연상시키는 술을 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말문이 막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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