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여학생 여름 교복 너무 짧고 얇아 불편
교복 디자인은 학교장 재량으로 바꿀 수 있어

더운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교복(하복)에 대한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학생 셔츠의 경우 기성복에 비해 지나치게 길이가 짧아 머리를 묶거나 팔을 뻗는 동작만 하더라도 맨살이 드러나고 옆구리가 보이기 때문. 특히 가슴이나 허리에 라인이 있어 살집이 있는 학생들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셔츠 소재가 얇고 흰색이라 잘 비치고 속옷이 훤히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교복 안에 반팔티셔츠를 반드시 겹쳐 입어야 하기 때문에 더운 여름철 여학생들은 이중고를 겪는다고 학생들은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여학생들은 남학생 교복을 구입해서 입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청주시 흥덕구에 소재한 한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여학생 30여 명 중 10여명 가량은 남학생 교복을 입고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학교에 다녔던 김 모 양은 “남자애들 옷은 여자 옷보다 덜 비치고 라인도 들어가지 않아 편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충북만의 문제, 또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많은 학생들이 교복이 불편하다는 문제제기를 해 왔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복 판매업체 정책과 각 학교의 교칙 등 여러 가지가 얽혀있는 사안이라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까지 의견이 올라왔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여학생들의 교복 디자인을 개선하도록 해달라거나 치마와 바지를 혼용해 입게 해달라는 청원이 수십 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청원자들은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키에 맞는 사이즈의 교복을 입으면 몸에 달라붙고 짧아 교복에 몸이 갇힌 기분”이라며 “여학생들의 교복 디자인을 규제해 쓸데없는 허리라인을 넣거나 길이를 과도하게 짧게 만들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교복입원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는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영상에 따르면 여학생 교복과 7~8세용 아동복을 비교해봤을 때 교복이 훨씬 작았다. 교복의 비침 정도와 통기성, 신축성 등을 두고 비교 실험도 했는데 여학생 교복 셔츠 뒤로 글씨를 갖다 대자, 한눈에 읽힐 정도로 원단이 얇았다. 땀 흡수도 잘 안 됐다. 현재 이 프로젝트 영상은 조회 수만 19만회, 댓글은 1500개가 넘었다.

한편 이와 관련 충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개인차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교복의 기능이 많이 좋아졌다”며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어 많은 학교에서 수년전부터 생활복을 여름 교복으로 입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복은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말한다. 일부 학교는 이를 하복과 혼용해서 착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생활복은 상하 7만 원 가량으로 학교장 재량에 따라 도입할 수 있다. 현재 충북에서 생활복을 하복으로 채택하고 있는 학교는 8개교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복을 입을지 또는 입지 않을지, 어떤 디자인을 할지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교복의 변화를 요구한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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