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술관…젊은미디어 작가 5명의 작품 모아
스페이스몸…장준석, 미디어로 ‘욕망’엿보기

▲ 김세진의 ‘기념사진’ ▲ 장시아의 ‘꽃도장’ ▲ 장준석의 미디어전 ‘파리’이미지 ▲ 장준석의 미디어전 ‘나비’이미지
디지털시대, 미술은 그 속도를 얼마만큼 감지하고 있을까. 미디어아트전시를 통해 미래를 볼수 있다는 대전제는 이러한 호기심부터 출발한다. 수십만년전 인류가 동굴에 벽화를 그렸던 창작욕구들은 21세기에는 새로운 매체인 미디어를 만나 한층 진화됐다.

미디어아트의 화두는 ‘소통’. 그러나 가장 친근한 매체를 사용하지만, 아직까지 미디어아트전시는 생경하다. 또한 청주에서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한 미디어아트전시가 지금 신미술관과 전시공간 스페이스몸에서 열리고 있다.

신미술관은 ‘미디어 아트의 현재와 미러라는 타이틀로 김세진, 이원, 장지아, 장윤성, 함양아 등 5명의 젊은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을 지난달 12일부터 12월 3일까지 선보인다. 참여작가들은 비엔날레 출품작가이자, 국내외에서 미디어 작업으로 이름을 활발히 알리고 있다.

나신종 신미술관 대표는 “미디어전시를 꾸리는 것이 시스템 설치, 공간구성등 많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고생한만큼 보람을 느꼈던 전시였죠”라고 말했다. 신미술관의 이번전시는 미술관 등록이후 시민들에게 사실상 첫선을 보이는 만큼 야심찬 기획이 숨어있었다. 먼저 파티션과 천막으로 작가들의 독립된 공간을 확보했고, 또한 각각의 방마다 의자를 놓아 관람객의 편의를 도왔다.

김세진의 ‘기념사진’은 플래쉬가 터지기 전과 후를 연출된 상황과 실제상황으로 교차편집한다. 장지아의 ‘꽃도장’은 ‘미성년자 관람불갗라는 문구아래 한 여직원의 직장상사에 대한 연모의 정을 성적환타지로 풀어낸다. 김춘수의 꽃의 이미지를 차용해 ‘그’와 ‘그녀’라는 명백한 대상을 뒤바꾸는 장면은 페미니즘 시각이 뚜렷해 보인다. 곰팡이가 핀 바게트나 잠자리 꼬리에 꽃을 다는 장면들도 ‘꽃도장’의 성적기호를 사물에 주입시킨 예이다.

그리고 함양아의 ‘Dream in life’는 한편의 다큐멘터리 필름같다. 뉴욕과 시카고 두 도시에서 관광용 마차를 끄는 두 마부를 통해 그들의 삶과 꿈을 들려준다. 마차라는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대화는 관객들을 ‘사적인 환상’혹은 ‘공적인 상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또 장윤성은 동시간성을 가지고 세곳의 하늘을 촬영했고, 이원의 ‘사루비아 사루비아’는 대안공간 ‘사루비아’를 통해 이뤄지는 작가들의 은밀한 말들과 행동들을 채집했다. 자신을 ‘조나단리’라는 가상인물에 대입시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문 시도도 눈여겨볼만한다.

한편 스페이스몸에서는 장준석의 미디어의 전시가 ‘욕망’을 테마로 지난달 1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보려는 욕망과 보여주지 않으려는 욕망의 충돌을 알루미늄 스틸통로를 통해 극대화 시킨다. 작은 구멍을 통해 들여다 보는 관객을 향해 작가는 손을 사용해 구멍을 막아 빛을 주물러 볼수 없도록 만든다.

또 ‘욕망’이라는 텍스트는 권력지향적인 모델로 ‘파리’를 등장시킨다. 홍시를 핥은 파리는 일상을 편집한 듯 보이지만, 여기서 작가는 권력이 갖는 편향적인 태도를 꼬집는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들은 천막안에 갇혀진 작은 창을 통해 해소된다. 창너머로 천천히 움직이는 나비는 욕망이라는 텍스트에 자유를 달아준다.

김복수 스페이스몸 큐레이터는 “전시를 보러오는 관객들은 대부분 시각의 충격을 기대하죠. 그러나 눈은 이미 생각을 차단시킵니다. 우리 일상이 기승전결처럼 명료하지 않고, 또 충격적이지도 않는 것처럼 이번 전시도 모호하고 지리하지만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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