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충북도교육청 화합관에서 열린 16회 충북학생효도대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홍보동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충북도내 초·중·고생 17만 7000여 명 중 타의 모범이 되는 효행을 실천한 학생들 8명이 효도대상을 받기 위해 2일 충북도교육청에 모였다.

  하지만 밝아야 할 이들의 표정은 비가 내린 하늘만큼이나 어둡고 당당해야 할 어깨는 한껏 움츠러들었다.

이 학생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편하신 부모님을 묵묵히 돕고 모범적인 활동을 해 타의 모범이 됐지만 이 자리에 서기까지도 수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묵묵한 효행에 칭찬과 격려를 받고 자랑스러워해야 할 효도대상의 주인공들이 상을 받는다는 기쁨보다는 오히려 주변에 불우한 환경이 알려지는 것을 걱정한 때문이다.

  16년째 이어져온 권위 있는 충북학생 효도대상의 수상자가 알려지지 않아도 되는 본인의 환경이 세상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시상식 참석마저 고민하게 만든 셈이다.

  도교육청도 시상식 참석을 망설이는 일부 학생을 겨우겨우 설득했지만 학부모들의 거부감도 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도교육청도 올해 수상자의 학교와 이름, 성별까지 익명으로 처리해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등 효도대상의 의미도 빛이 바랬다.

  해가 지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져 개인적인 감수성의 문제보다는 교육 전반에서 이런 인식을 공고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효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인식을 개선해야 할 교육계가 교육현장의 비뚤어진 인식 개선보다는 오히려 소극적인 태도로 방관하는 듯 한 아쉬움마저 남겼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마땅히 자랑스러워하고 칭찬받아야 할 학생들인데 알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며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도 '알려지느니 차라리 참석을 안 하겠다'고 해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3월 16일부터 4월 3일까지 각 학교장과 지역교육지원청의 추천을 받아 공적서류를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섬김상 2명, 사랑상 1명, 효행상 5명 등 모두 8명이 각각 표창패와 장학금 120만 원을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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