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M 부문을 평택으로 이전하는 대신에 LG전자 청주사업장에 배치할 ‘시스템 사업부문’은 사실 단말기 생산보다 첨단기술의 집약체입니다. 회사에선 앞으로 시스템 부문이 단말기 부문 못지 않게 청주사업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전자 청주사업장 최돈호 상무는 “GSM 부문 이전을 바라보는 지역의 정서가 애정 어린 우려의 수준을 넘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부담스럽다”며 “일부에서는 시스템 부문을 비중이 낮은 사업으로 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시스템 부문은 단말기 부문에 비해 매출규모가 3분의 1 수준인 것은 사실입니다. 단말기 부문의 평택이전으로 인력이 1600명 가량 빠져나가게 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단말기 부문은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여성 생산인력입니다. 반면 시스템 부문은 500명 가량의 인력과 함께 오는 데, 이들은 대부분 고급 인력인데다 80%가 기혼자들이어서 단순히 숫자만으로 역외유출 및 이전의 효과를 재단할 수 없습니다.”

최 상무는 “특히 시스템 부문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 IMT 2000 등 첨단이동통신 서비스를 앞두고 통신회사들의 관련 기지국·교환국 설치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며 “LG전자 시스템 부문의 주요 고객은 LGT, KTF, SKT 등으로 향후 이들 이동통신회사별로 5조원 안팎의 시스템 설비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를 거점으로 하게 될 시스템 사업부문의 매출액이 현재보다 급증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그럴 경우 지금보다 최소 100명 이상의 우수인력을 추가배치해야 할 상황도 예견된다고 했다.

“얼마 전 시스템부문 두뇌들과 노조간부들을 청주로 초청, 무심천과 우암산, 운보의 집, 여러 대형할인매장 등을 둘러보게 했더니 ‘삶의 여건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며 청주이전을 흔쾌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지역에서 GSM 부문의 이전에 대해서만 서운해하고 시스템 부문의 청주이전이 갖는 의미를 폄하하는 이곳 반응이 알려지면서 서운해하고 있어요. 결국 지역공동체가 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맞아야할 대상 아닙니까?”

일부에선 “특정 기업체의 운명에 대해 지역공동체가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LG반도체가 예상을 뒤엎고 현대전자로 흡수될 당시 위기감을 갖고 적극 반대운동에 나섰어야 했다”는 말로 LG전자의 심정을 이해하는 기류도 포착된다.

“사실 LG와 청주는 긴밀한 인연의 끈을 갖고 있어요. LG전자뿐 아니라 화학, 생활건강, 산전이 청주에 있고 오창에는 대규모의 LG화학 테크노파크 공장이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LG에서 지역에 크게 기여해 왔는데 이번 일로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이 되니 솔직히 서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은 충북과 전혀 인연이 없잖습니까. 그러니 기여한 것도 없지만 욕도 안 먹지 않습니까.”
최 상무는 “앞으로도 LG에서는 충북과의 인연을 소중히 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공동체가 보다 따뜻한 애정과 관심으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