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박소영 충청리뷰 사회문화부 부장

청주산업단지 옆에 청주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가 있고, 그 옆 충청권에서 제일 크다는 현대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현대백화점에 이어 롯데아울렛이 들어설 때만 해도 이제 더 이상의 대형 쇼핑몰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최근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스타필드 입점이 가시화되고 있다. 연초제조창에도 유통시설이 들어오게 된다.

이른바 청주시의 ‘부촌’이라는 이 일대는 KTX오송역, 터미널이 가깝고 백화점을 비롯한 쇼핑몰 구성이 돼 잘 돼 있어 인기가 좋다.

그런데 외지인들이 와서 이 복잡한 풍경을 보면 깜짝 놀랄 일이다. 아파트 옆 하이닉스에서 버젓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이 일대에 청주시내 최고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데 다시 한번 의아할 것이다. 왜 청주시내에서 공기질이 가장 안 좋은 이곳을 선호할까.

분지지역인 청주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부터 미래를 예견하지 못했다. 지형상 바람이 갇히는 형국인데 산단의 위치는 최악의 조건이다.

한번 그림을 잘 못 그리면 수정하기 어렵다. 도시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이러한 기형적인 모양새를 갖추고 도시의 외곽과 중심은 급속도로 뒤바뀌었다. 도시의 수명이 그렇다 치고, 정부차원에서 재생사업을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여기서 궁금한 건 그간 도시계획을 했던 공무원들의 머릿속이다. 그리고 지금 도시계획을 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정말 궁금하다.

일단 산업단지를 무조건 많이 유치하면 청주시의 경제력이 높아지는가. 주민들의 삶이 정말로 나아졌는가. 미세먼지 및 삶의 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물론 청주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도 없고 시민을 향한 설득도 없다.

청주테크노폴리스 개발 계획도 그렇다. 원주민들에겐 헐값에 땅을 매입하고 전국의 기업인들에게 땅을 싼 값에 중개하며 각종 편의를 봐줄테니 ‘제발 와달라’는 모양새다. 원주민들의 영토를 빼앗은 자리에 외부의 기업인들을 모셔온다.

그동안 그렇게 해서 청주시민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청주시청 도시계획 국장들이 결국 청주시가 출자출연한 공사의 단장으로 가는 행보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신세계 그룹의 유통 공룡 스타필드가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상업용지를 샀다. 그것도 다른 지역의 절반 가격이다. 시민들은 입점을 환영하고, 청주시는 이에 대해 방관한다. 아니, 청주시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땅인데도 침묵한다.

일부 시민들은 그동안 청주시가 제대로 된 문화시설을 갖추지 못했으니 스타필드라도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말을 전면 부인하기도 힘들다. 정말 갈 곳이 없다. 미분양 아파트는 넘쳐나고, 아파트 분양 계획은 멈추지 않는다. 청주시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저 외지자본이 들어와서 하는 대로 두면 될 일인가. 공무원들은 제발 각성 좀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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