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48)는 청주의 한 시장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사려던 감자가 시장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손쉽게 살 수 있으려니 했던 감자를 구경조차 못한 그는 순식간에 `멘붕'에 빠졌다.

대신 그는 “요즘 한 상자에 15만원씩이나 하는데 어떻게 들여놓냐”는 상인의 하소연만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요즘 감자 가격이 1년 전보다 거의 3배 가량 폭등하면서 서민식탁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6일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팔린 감자 수미상품 100g의 가격은 760원으로 1년전 295원보다 2.6배나 올랐다. 어른 주먹보다 작은 크기의 감자 1개가 2000원씩이나 된다. 더욱이 1개월 전에는 506원에서 1주일 전 580원, 5일전 630원에 이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농협충북유통이 긴급세일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전년 같은 시기보다 두 배 정도 비싸 고객들이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 농협충북유통은 18일까지 100g당 898원에서 658원으로 할인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감자 가격이 급상승한 것은 경북지역 등의 주산지에서 냉해가 발생해 수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감자 주산지인 경북 고령군의 경우 냉해를 입은 면적이 노지감자 전체 면적 260㏊의 절반 수준인 127.2㏊나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까지의 생육기에 닥친 한파와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시설봄감자 생산량이 평년보다 10.9% 줄어든 3만671톤으로 집계했다.

또 저장감자가 소진되고 노지 봄감자 역시 파종지연으로 출하시기가 늦춰지는 바람에 감자가격 폭등세는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봄철 주요농산물 수급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가격이 폭등한 감자, 무, 배추의 공급대책도 발표했다.

이중 감자는 다음 달까지 의무수입물량(TRQ) 감자 공급을 2000t 확대하고, 다음 달 말 이후 출하되는 노지 봄감자의 생육 상황을 지속 점검해 향후 수급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무도 정부 비축물량 600t을 탄력적으로 방출하고 가정용 수요가 집중되는 주말에 할인판매를 적극 펼치기로 했다.

배추는 중앙주산지 협의회를 통해 노지 봄배추 재배 면적을 사전 조절하고, 공급 과잉이 우려될 경우 물량을 수매비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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