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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다윤호노 칼럼 ‘吐’/ 충청리뷰 충주·음성담당 부장
윤호노 충주·음성담당 부장

지난 2일 밤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친한 지인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날 밤 지인이 회사 동료와 함께 충주지역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도착해보니 지인은 응급실에 있었고, 이미 모든 검사를 마친 상태였다. 병원 측에 검사 결과를 물어봤지만 설명해주지 않았고, 퇴원을 종용했다. 퇴원 뒤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자신들의 병원에 있으면 다른 병원으로 인계가 안 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지인은 결국 원주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고 뇌수막염 판정을 받았다. 먼저 검사를 받은 충주의 대학병원에 의문이 들었다. 대형병원이자 대학병원임을 자부하면서 원인과 치료를 등한시한 이유가 무엇인지, 검사비는 모두 받으면서 검사 결과를 설명해주지 않는 행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대형병원은 의사들이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회진도 해야 하니 차분하게 병이나 치료법을 설명해주는 것이 어렵다는 상황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환자나 가족 등을 대하는 의사들의 태도는 야속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해당 병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은 뿌리가 깊다. 2016년 9월 혈액투석 치료환자 중 3명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관련, 감염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감기로 병원을 찾은 여성이 링거와 진통제를 맞으면서 발작이 일어나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또 복막염 수술을 받은 경찰관이 숨진 일, 층간 소음 문제로 위층 주민과 다투다 아파트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30대 여성이 특별한 처방을 받지 못한 채 퇴원한 뒤 사망에 이른 일, 식도에 걸린 가시를 늦게 발견한 탓에 합병증이 발생해 환자가 숨진 일 등 주민들의 불신을 깊게 만든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는 충주지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때문에 최근 논란이 이는 문재인 케어 반대, 이화여대 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반발 등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의사들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특히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의 즉각 철폐를 외치는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왜 반대목소리만 내느냐는 것이다.

한 국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본 중에 기본인 생명의 귀중함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알고 무기와 인질로 삼는 의사는 이미 의사가 아니다. 집단으로 문재인 케어를 구실로 진료 거부하는 의사들의 의사면허를 정지시켜 달라”는 글을 올렸다. 현 시점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을 나타낸 글이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의사의 놀라운 기술이나 학계를 뒤흔드는 학술 논문이 아니다. 매일 아픈 사람, 온갖 질문을 퍼붓는 환자 가족들을 보면 피곤하고 영업이익을 따지는 병원 경영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의사는 직업에 대한 소명과 자세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환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까지 생긴다면 환자나 가족들은 지금보다 마음의 상처를 덜 받을 것이다. 의사도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이 환자가 됐을 때를 생각하자.

충청리뷰  043si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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