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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놀이가 살아야 사회가 산다놀이회복 통해 건강한 사회 만들 수 있다는 인식 확산
교사·학부모·자발적 시민단체 놀이위해 수십 년째 활동
<사진제공 : 놀이하는 사람들>

놀이가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학교는 놀이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교사,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

교육청이 나서서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학교 놀이터와 시설을 보수하고 교사들에게는 공부보다 아이들과 함께 놀라고 권장하고 있다. 불과 20~3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학교는 조용히 앉아 공부하는 곳’이라는 견고한 인식이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대로는 정말 안 된다’는 절대 절명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갈수록 경쟁위주로 치닫는 사회에서 놀지 않은 불행한 아이들은 어느덧 불행한 어른으로 성장했고, 불행한 사회를 만들었다. 이를 입증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 무수히 많다. 

충북인뉴스에서는 4회에 걸쳐 놀이의 중요성, 놀이와 관련해 현재 충북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와 현황, 문제점 및 대안에 대해 알아본다. 
 


<1> 놀이가 살아야 사회가 산다

 

놀이가 뜨고 있다.

물론 놀이의 중요성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교사라면 누구나 놀이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열쇠라는데 공감한다.

특히 최근 들어 놀이의 부재가 만들어낸 결과에 많은 사람들은 위기를 느끼고 있다. ‘놀이가 없는 불행한 세대가 만든 불행한 사회’를 이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절대 절명의 위기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 배우는 암기위주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협상능력, 사회적 관계맺기, 설득과 갈등해결이라는 점에서 놀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왜 놀이인가?

2014년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이다.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아동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네덜란드(94점)와는 이미 상당한 거리를 보였고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루마니아(76.6점)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출처 : 염유식 연세대 교수,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국제비교연구 조사결과보고서>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이 조사하고 발표한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국제비교연구 조사결과보고서’ 결과 또한 절망적이다. 한국 어린이·청조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여전히 꼴찌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 비율은 꼴찌에서 4등(OECD 국가 평균 10.6%, 한국 14.5%)이고 △주변 환경이나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 △어울림에 문제를 느끼는 학생 △외롭다고 느끼는 학생 비율은 꼴찌다. 물론 이런 문제가 전부 ‘놀이의 부재’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놀이의 단절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지난 2014년 경향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 2학년 학생 4명 중 1명(23.1%)은 방과 후 1시간 이상 노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또 매일 1시간 이상 논다는 아이는 20.6%에 불과했고, 학교 끝난 뒤 방과 후 수업이나 학원을 3개 이상 다닌다는 학생은 42.1%나 됐다.

세이브더칠드런 제충만 대리는 지난 2일 충청북도교육정보원에서 열린 ‘행복키움 놀이문화 교사 연찬회’에서 “놀이가 없는 아이들은 정신건강, 교우관계, 감정조절 등 발달전반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늦은 감은 있지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015년 5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어린이 놀이헌장’이라는 선포식까지 열었고 많은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교육현장에서 ‘놀 줄 아는 아이들, 노는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5년 5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식을 열었다.

강원도 교육청은 올 3월부터 ‘놀이밥 100분’이라는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골자는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면서 동시에 학교의 돌봄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 2학년 학생들은 1교시 수업 전 30분, 1, 2교시 수업이 끝난 뒤 40분, 점심시간에 30분을 더해 100분 동안 놀 수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순천의 기적의 놀이터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충북지역에서도 많은 교사들과 시민활동가, 학부모들이 ‘노는 아이들, 놀 줄 아는 아이들’을 위해 수년, 아니 수십 년째 노력하고 있다.

놀이교사들의 전국모임인 ‘가위바위보’, 전국적인 모임인 ‘사단법인 놀이하는 사람들’, 청주시 수곡동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을 하고 있는 ‘마을배움길연구소 등을 비롯해 학부모들의 품앗이 모임도 여럿이다.

특히 최근에는 충북교육청도 나서서 놀이를 지원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올 신규사업으로 ‘행복키움 놀이문화 조성사업’을 정하고 놀 공간, 놀 시간, 놀이방법 등 다양한 놀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청은 지난 2월 놀이문화 조성 사업에 참여할 학교를 공모해 초등학교 10교를 선정했으며 학교별로 300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비상초, 사직초, 옥산초 등 10개교 교사들은 ‘행복키움 놀이문화 공모 선정학교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조직했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놀이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

놀이가 화두로 떠오르는 만큼 놀이와 관련된 담론은 현재 무수히 많다.

놀이의 철학적 배경부터 정의, 범위 등 이른바 놀이꾼들은 놀이에 대해 할 말이 너무나 많다. ‘놀이터만 바꾼다고 저절로 놀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전반적인 문화와 사람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 ‘지시하는 놀이, 가르치는 놀이가 정말 놀이인가?’, ‘수업시간에 하는 놀이는 말로는 놀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냐?’, ‘이미 시대는 디지털시대로 변화하고 있는데 아직도 강강술래나 비석치기만을 주장하느냐?’ 등등. 놀이에 대한 이견은 상당하다.

2013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따르면 놀이는 아동자신이 조절하고 구조화하고 시도하는 어떤 행동, 활동 혹은 과정을 의미한다. 또한 놀이는 신체, 사회정서. 인지정서 등 영적 발달과 더불어 아동기에 경험해야 할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발달영역이며 즐거움의 원천이다.

놀이에 대한 정의와 철학적인 배경이 달라 의견이 분분하다 하더라도 최근 각 단체를 비롯해 충북교육청의 변화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의 한 학부모는 "놀이문화가 어떤 이유로 확산되었든간에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인성이 좋아지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니 반갑다"며 "비석치기든 보드게임이든 아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협동하고 나눌줄 알며 건강한 성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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