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체육회 윤종관 前사무국장 해임 취소 ‘논란’
이필용 군수, 인사위원회 해임결정 일방적으로 번복
“먼저 요청이 왔다” VS “그런 말 한 번도 꺼낸적 없다”

윤종관 前사무국장이 자신의 명예회복을 알리기 위해 음성군 관내에 게재한 현수막

(음성타임즈)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지난해 12월 11일 해임이 결정됐던 음성군체육회 윤종관 前사무국장의 해임이 취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음성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음성군체육회와 윤 前사무국장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안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군체육회는 윤종관 前사무국장의 해임을 취소하고 윤 前사무국장은 노동위에 제출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한다는 조건이다.

이와 관련 음성군의회 이상정 의원과 음성노동인원센터는 12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음성군체육회 인사위원회의 해임 결정을 일방적으로 취소시킨 음성군체육회장 이필용 군수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실장은 “이번 해임 취소 결정으로 윤 前국장은 사실상 어떤 징계조치도 받지 않게 됐다”면서 “음성군은 지금이라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군민들에게 솔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기관에 이 사건 해임처분이 취소된 사정을 알린다?

본사가 입수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화해조서에 의하면 ‘이 사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한 해임처분을 본 화해와 동시에 취소하는 것으로 한다’고 적시됐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는 2017년 12월 11일 음성군체육회 사무국장직에서 사직한 것으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면서 ‘사용자는 본 화해 후 지체없이 충북도체육회 등 유관기관과 이 사건 해임이 보도된 언론기관에 이 사건 해임처분이 취소된 사정을 알린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음성군체육회는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지난 10일 충북도체육회에 ‘사직처리’ 공문을 보냈으나, 언론에는 여전히 알리지 않은 채 ‘쉬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음성군체육회의 이번 화해 결정으로 양 자 모두는 향후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됐다.

 

누가 먼저 화해를 요청했나? 진실공방

이번 논란은 최근 윤 前사무국장이 음성읍 및 금왕읍 일대에 현수막을 부착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윤 前사무국장은 현수막에 ‘음성군체육회 전 사무국장, 음성군청의 부당해임 취소 결정’이라는 문구를 게재하며 자신의 해임 취소 사실을 알렸다.

윤종관 前사무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수막은 개인적인 명예회복을 위해 걸었다”며 “(해임취소 결정이 난) 4일 날 보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음성군체육회는)아무런 제스처가 없었다. 명예회복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화해조서가 작성된 과정에 대해서는 “(내가) 사정한다고 해 주겠느냐. 사정한다고 될 일이냐. 그 쪽에서 먼저 얘기가 나왔다”며 “음성군 소속 노무사가 자료를 갖고 와서 체육회 담당자에게 스피커폰으로 확인받고 작성하드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같은 윤 前사무국장의 주장은 그동안 취재과정에서 음성군체육회의 주장과는 상반된 발언으로 또 다른 진실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음성군체육회는 “그 쪽에서 먼저 요청이 와서 본인이 취업(모장애인체육단체)을 하고 싶은데 취업도 안되고 해서 사직서를 제출 할테니 해임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화해조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윤 前사무국장은 “그건 아니다. 장애인단체는 도움을 주려는 차원에서 일 해 줬을 뿐”이라며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꺼낸 적 없다. 체육회에 물어 보라”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양 측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생기는 이유이다. 이에 대한 진실공방도 가열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깁질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생활체육지도자들

윤 前사무국장 명예회복, 생활체육지도자들은?

이번 음성군체육회의 해임취소 결정으로 윤종관 前사무국장의 명예는 완전히 회복됐다.

이는 지난해 10월말 기자회견을 통해 갑질의혹을 제기했던 생활체육지도자들의 내부고발이 잘못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음성군체육회가 해임취소 결정에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난해 12월 5일 이필용 군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무국장 갑질 횡포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군수는 “사무국장의 도를 넘는 언행에 대해 미리 알지 못한 점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게 한 책임을 통감 한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조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결정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사안이 발생치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필용 군수는 4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인사위원회의 해임결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앞에서는 상처받은 지도자들에게 공개사과하고 뒤에서는 나서서 사무국장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음성군은 물론 음성군체육회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이필용 음성군수와의 연관성을 차단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음성군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노무사와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 화해에 응했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군수도 모르게 담당자들이 직접 결정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헛한 웃음으로 답했다.

이번 해임취소라는 이필용 군수의 배려(?)로 윤 前사무국장에 대한 모든 족쇄는 한꺼번에 풀렸다.

그러나 현재 윤 前사무국장에 대한 갑질 의혹을 제기하는 등 용기를 보였던 생활체육지도자들은 또 다른 불안감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 전, 공개사과 해야”

또 다른 갑질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실장은 “음성군은 ‘법적 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궁색한 논리로 이번 사안을 덮으려는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누가 먼저 요청했느냐’는 등의 본질을 왜곡하는 ‘물타기’ 변명으로 일관할 경우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필용 음성군수는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군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면서 “또 다른 유착 의혹 등이 제기되기 전에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번 해임취소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바로 지난해 내부고발을 통해 음성군체육회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던 생활체육지도자들”이라며 “이들의 일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며 분노했다.

“군민의 인권침해를 방관하는 음성군수, 갑질을 옹호하는 음성군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이필용 군수의 진솔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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