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언니 청주서 유명한 학원강사, 고깃집도 경영

괴산경찰서는 지난 6일 충북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세 살 배기 딸과 함께 숨진 40대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이 남편과 사별한 뒤 신변을 비관했거나 평소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세살배기 딸과 함께 숨진 40대 여성이 청주에서 이름난 학원 강사로 활동했고, 고깃집도 운영했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확인됐다.

애초 이 여성이 생활고나 복지사각지대에서 힘들어하다가 생을 마감한 게 아니란 관측이 나온다.

  괴산경찰서는 11일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극약을 먹고 숨진 정모(41·여)씨의 휴대전화에 대해 통신기록 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이 발부되면 정씨 여동생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통화내역을 세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정씨가 숨지기 전 몇년 동안 청주에서 유명한 학원강사로 일한 사실을 확인했다.

  교통대학교 증평 캠퍼스 앞에서 이름난 고깃집도 운영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지난 1월 2일 정씨 소유의 SUV 차량을 중고차 업자에게 판매한 여동생의 행방을 쫓고 있다.

  SUV에 1200만 원의 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모르고 차량을 1350만원에 사들인 중고차 업자는 1월 중순께 정씨와 동생을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동생은 언니의 인감증명서, 차량 등록증 등 서류를 갖춰 업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금융권에서 빌린 3000만 원을 갚지 않아 같은 달 모 저축은행으로부터 추가 고소를 당했다.

  경찰은 여동생이 SUV를 판매한 후 출국해 현재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동생이 입국하면 출석요구를 하고,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예정이다.  

  정씨는 고깃집을 운영하면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제2금융권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렸고, 제때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식당에서 일한 A씨는 "정씨가 직원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SUV를 팔아 갚겠다는 말도 자주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오후 5시18분께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딸과 함께 숨진 정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경부 자창, 독극물 중독"에 의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발견당시 그의 목과 가슴, 배 부위 등 6곳에는 흉기로 자해를 시도한 '주저흔'이 발견됐다. 침대 위에는 흉기와 수면제, 극약(쥐약) 15봉지(600g)가 함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동생이 SUV를 매각하고 잠적해 사기 혐의로 피소됐지만, 정씨의 죽음과는 연관성이 없다"며 "정확한 사망시점 등 경위를 확인하고 정씨와 딸의 장례를 치르고자 동생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씨가 청주에서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유명한 학원 강사로 일했고, 틈틈이 고짓집도 경영했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때 생활고가 아니라 남편과 어머니가 잇달아 숨지고 심적으로 힘들어 하다가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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