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 참사 현장을 찾아 고인이 된 가족들의 명복을 빌고 있는 유가족들.<충북일보 제공>

제천화재참사가 발생한지 만 100일이 되던 지난 31일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 20여명이 들이 현장을 찾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은 참사 건물에 둘러쳐진 펜스에 조화를 걸고 절을 하며 오열했다.

이처럼 유족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던 같은 시각, 인근 용두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가수 7명을 초청해 '힘내라 제천 특별콘서트'가 열려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화재참사 지역인 하소동에는 유가족들의 울음소리와 가수들의 노래 소리가 뒤섞이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가수들을 초청한 이날 콘서트에는 이시종 충북지사, 이근규 제천시장, 김정문 제천시의회의장과 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콘서트 시작 전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했다.

참사현장의 한 유가족은 "참사 100일을 맞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러 온 것"이라며 "현장을 보니 슬픔이 북받쳐 견딜 수 없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화재 인근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대해 일부 유가족과 사전 협의를 했다고는 하나 유족들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처사 같아 매우 불편하다"고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사고 100일이 지났다. 유족들 입장에서는 사고수습이 이뤄진 것이 전혀 없다고 본다. 국민과 시민들의 기억에서도 점차 사라져 간다. 우리의 절박한 심정을 누가 헤아리겠는가"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힘내라 제천 특별콘서트'에 참석한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근규 제천시장 등이 화재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충북일보 제공>

이날 참사 현장에는 콘서트 관람 대신 유가족들의 오열을 지켜보며 함께 눈물짓는 시민이 다수 목격됐다.

앞서 제천시는 "유족들과 사전 협의를 거쳐 가수 노래 곡목까지 협의하는 등 사전에 협의를 마쳤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일부 유가족은 "전체 유가족과의 협의 과정이 없었다"고 말해 유가족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화재 참사를 잊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과 "이젠 아픔을 털어내고 새로운 도약과 화합을 다질 때다"라는 의견이 갈리며 제천 화재 참사 100일이 지났지만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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