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방송 '방송개편, 경영상 이유'로 길원득DJ 계약해지 통보

CJB청주방송 홈피에 소개된 '길원득의 음악앨범'

CJB청주방송이 18년간 이어온 라디오 음악방송을 폐지하고 진행자(DJ)를 계약 해지시켜 일부 애청자들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했다. 청주방송측은 지난 3월초 라디오 '길원득의 음악앨범' 진행자인 길DJ에게 계약해지를 전격 통보했다는 것. 길DJ는 지난 23일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 폐지 사실을 알렸고 30일 마지막 방송을 마쳤다. 길DJ는 지난 2001년부터 최장수 프로그램인 '길원득의 음악앨범'을 맡아 평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해왔다. 하지만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 신분이었고 별도의 고용계약서 작성없이 18년간 일했다는 것.

길DJ는 지난 7일 편성국 간부로부터 '프로그램 개편과 경영 안정화'를 이유로 30일을 시한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노동법상 사용주가 모든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정리해고 50일 이전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 신분이다 보니 불과 1개월도 안남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다.  

'길원득의 음악앨범' 애청자들은 청주방송 정문앞에서 30일 마지막 방송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지난 23일 길DJ가 방송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프로그램 폐지 사실을 알리자 곧바로 페이스북, 밴드 등을 통해 애청자들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 또한 김상윤씨를 시작으로 4~5명의 애청자들이 번갈아가며 사직동 CJB청주방송 정문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인 시위에 참여한 권일문씨는 "'길원득의 음악앨범'은 단순한 음악방송을 넘어 소시민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일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길DJ의 노력 덕분에 지역에서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기록한 라디오 방송이었다. 그 흔한 방송작가도 없이 18년 세월동안 우리 지역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주인공이 이런 식으로 등떠밀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주방송을 퇴사한 프리랜서 출신 Q씨는 "방송 작가, DJ, AD(조연출), 행정직 등 방송 실무에 종사하는 프리랜서만 20여명 된다. 올들어 길DJ까지 5명이 퇴사하게 됐다. 단기간에 다수의 퇴사자가 생긴 것이 단순한 방송개편과 경영상 이유인지 의문이다. 프리랜서는 방송국에서 함께 일하지만 직원이 아니다. 4대 보험이나 퇴직금도 없고 언제 일이 끊길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는다. 18년간 자기 이름을 걸고 매일 2시간씩 방송했던 사람이 1달도 안남은 기한을 두고 해고통보를 받았다면 그 심정이 어떻겠는가?”고 반문했다. 

한편 청주방송 편성국 관계자는 "연초부터 봄 개편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라디오 프로그램은 전면개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한 진행자를 내부 인력(아나운서) 중심으로 운영하자는 기본방침이 정해졌다. 앞서 10년가량 일했던 프리랜서 DJ 2명도 프로그램 개편으로 계약해지된 적이 있다. 이번 해지도 결코 길DJ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 청주방송 FM라디오 청취자 저변을 확산시켜 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따라서 회사의 방송 전면개편에 따른 변화의 시도로 이해하면 된다. 방송사들의 경우 프리랜서 계약해지에 대한 별도의 보상규정이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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