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열-이광희 예비후보 2차 단일화론 메아리 없어

28일 연철흠 도의원은 이광희 청주시장 예비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당 청주시장 후보 공천 경쟁에 뛰어든 386세대 주자 3명이 '따로 또 같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촛불민심이 만든 정치개혁 희망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연철흠(58) 도의원이 후보단일화에서 승리한 이광희(55) 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연 도의원은 2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일 후보 단일화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예비후보와 함께 청주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실현하기 위해 선대본부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도의원 출마에 대해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 후보를 비롯해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했다. 열심히 활동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함께 한 이 예비후보는 "단일화는 행정관료 출신 청주시장의 역사를 끝내고 오직 시민을 위한 시장을 원하는 염원을 담은 결단이다. 연 의원이 선대본부장 역할을 하며 저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실 것이다. 연 의원이 준비했던 정책 공약과 저의 공약을 묶어 공동정책 공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이 도의원은 지역 민주화운동을 이끈 386세대로 지역 시민사회 진영의 중재로 2월말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어 15명의 시민배심원단이 구성됐고 지난 8일 이 도의원을 단일후보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현장에서 연 도의원은 당초 약속한 상대 후보 선거대책본부장 수락 여부에 대해 직답을 피했다. 결국 20일만에 선대본부장 수락과 도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셈이다.

한편 같은 민주화운동 386세대인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1차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본인은 희망했지만 연·이 도의원은 '후보단일화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노영민 사단'으로 불리는 충북연대 그룹의 선배인 연 도의원의 반발강도는 더 쎘??

하지만 후보단일화를 이룬 이 전 도의원과 유 전 선임행정관은 이후 똑같은 딜레마에 빠졌다. 예비후보군은 4명으로 압축됐지만 정통관료 출신의 60대인 한범덕 ·정정순 전 행정부지사와 민주화운동 출신의 50대인 두 사람간에 여론조사 결과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한 전 시장·유 전 선임행정관이 선두권으로, 이 전 도의원·정 전 행정부지사는 추격권으로 조사됐다.

이에대해 시민사회단체 Q씨는 "지난해 촛불집회가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냈지만 지방정치 개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촛불 시민정신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대 교체, 인물 교체로 요약될 수 있다. 역동적인 젊은 리더십과 지역 유지와 관료 출신의 기득권과 맞설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원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화운동 386세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데 후보 공천 과정에서 힘이 분산된 상태라서 불안하다.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으로 정당 공천을 희망한 지방의원 예비후보들도 공천가도가 오리무중이라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환경운동연합 연방희 대표가 지난 26일 도청앞 자신의 사무실 벽에 내건 현수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연 대표는 옥상 난간에 ‘촛불정신 외면하면 민주당 심판하자’는 13m 길이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연 대표는 그동안 미세먼지나 화학물질, 핵발전소 반대 등 환경 의제를 주제로 한 현수막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방선거 국면을 맞아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타킷으로 삼은 것. 연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격을 의심하진 않는다. 다만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민주주의 평등세력을 참칭하면서 적폐세력까지 끌어들여 세를 불리려하고 있다. 이는 촛불정권이 나갈 길이 아니며, 새로운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충북대학교에서 유행열 예비후보가 이재명 경기지사 예비후보와 정치토크쇼를 진행하는 장면

 

민주당 도당의 청주시장 후보 공천이 일반 50%+ 당원 50% 여론조사 방식이 유력해지자 시민사회 진영 일부에서는 제2의 후보단일화론이 제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사, 시장, 국회의원 등 4번의 선거를 치른 한 전 시장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장의 공천장을 1위가 받는 상황이라면 386후보인 유-이 예비후보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대해 1차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배제된 유 전 선임행정관측은 2차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문재인 마켓팅'으로 지적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 직함에서 '문재인 정부'를 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단일화 방식은 1차와 달리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반해 이 전 도의원측은 1차와 같은 배심원단제라면 후보단일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후보단일화가 어렵다면 결선투표제를 통해 2위 후보가 1위 후보와 재대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결선투표제에 대해 유 전 선임행정관과 정 전 행정부지사는 '중앙당의 뜻에 따르겠다'며 사실상 동조하지 않고 있다.

결국 민주당 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3명 컷오프 방식을 채택할 경우 386후보 중 최소한 1명은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4명에 대한 일괄 여론조사 방식일 경우 단일화에서 낙마한 연철흠 도의원을 포함 3명의 386후보 모두 본선 무대조차 오르지 못할 수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사회 진보진영에 번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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