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희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 천주교구 회개와 진상규명 촉구

‘충주성심맹아원 김주희 양 의문사 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29일 김주희 양 사건에 대한 청주교구 회개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김주희 양 부모가 삭발하는 모습.

‘충주성심맹아원 김주희 양 의문사 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10시 청주시 내덕동주교좌성당 입구에서 김주희 양(사망당시 11세, 시각장애 1급, 뇌병변 4급) 의문사 사건에 대한 청주교구 회개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은순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파스카 성삼일을 성대하게 시작하는 날이자 사제의 날인 성유축성미사가 있는 날이다. 기쁘고 감사한 날이지만 마음은 천근만근 무겁고 비통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집행위원은 “2012년 11월 8일 청주교구 소속 충주성심맹아원 기숙사에서 11살 김주희 양이 온 몸에 상처투성이로 의문사 당했다. 하지만 사건당시 맹아원을 운영했던 사랑의 시튼 수녀회 교장 수녀님을 비롯해 천주교청주교구 어느 누구도 법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고, 배움의 터전에서 처참히 말을 잃은 유족에게 공식적인 사죄를 하거나 용서를 구하는 사람도 없다”며 “불의한 교회권력에 저항하며 마지막으로 교회양심에 호소하는 삭발식 및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말했다.

김주희 양 아버지 김종필 씨는 “사건 책임자들이 진실을 양심 선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용 전교조 충북지부 지부장, 사다리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정영우 소장의 연대발언 이후 김은순 집행위원은 ‘주교님께 드리는 호소편지’를 낭독했다.

호소편지에서 김 집행위원은 “상처투성이로 죽은 아이는 말없이 진실을 밝혀달라고 몸으로 호소하고 있는데 교회는 진상을 밝히고 규명하기보다 진실을 덮고 감추기 급급하다. 교구는 의롭게 보이려고만 노력한건 아니었는지, 겉모습에만 충실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집행위원은 이어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감추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나약함과 실수를 인정하고 드러내 개선할 때 사람들도 교회를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소편지 낭독에 이어 안기원·김은순 집행위원과 김주희 양 부모의 삭발식이 이어졌다.

삭발식 이후 대책위원회는 성유축성미사 참례 후 천주교청주교구 주교에게 호소편지와 장미꽃 11송이를 전달한다. 김 집행위원은 “세상의 도덕적, 윤리적 잣대마저 감지하지 못하고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교회는 스스로 말씀의 감옥에 갇혀 교회가 나아갈 길을 잃을 것이다. 늦었지만 용기를 내시어 교구장으로서 사망사건의 책임을 통감하시고 부모님께 진정성있는 사죄와 화해를 청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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