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가 이어지면서 학교 보내는 것조차 꺼림칙해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학교 10곳 중 7곳은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은 학교 공기정화장치 설치율이 20.4%로 전국 평균(31.4%)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최근 보건복지부, 교육부로부터 받은 `미세먼지 민감계층 이용시설 공기정화장치 설치율'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전국 유·초·중·고·특수 학교에 공기정화장치(공기순환장치, 공기청정기, 냉난방기 겸용 등)가 설치된 학급 비율은 31.4%로 나타났다.

급별 공기정화장치 설치 현황을 보면 유치원이 전국 8871교 학급 3만5438개 가운데 2만2973개 학급이 공기정화장치를 갖춰 64.8%의 설치율로 가장 높았다. 이어 초등학교는 33.6%, 기타(특수학교, 대안학교 등) 31.7%, 중학교 18.4% 순이었고, 고등학교가 18.0%로 가장 낮았다.

전국 17개 시도별 학교 공기정화장치 설치 비율을 보면 전국 평균(31.4%)을 웃도는 지역은 세종(100.9%), 전북(37.9%), 부산(35.3%), 강원(33.5%), 인천(33.3%) 등 5곳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설치율은 819교 9358개 학급 가운데 1906개 학급만 공기정화장치시설이 설치돼 설치율이 20.4%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4위에 머물렀다.

청주 복대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 모 씨는 “학교에 공기정화장치 시설도 없는데 미세먼지가 나쁨을 나타내면 체육수업이 있는지 아이의 수업시간표부터 살피게 된다”며 “혹시 야외 수업을 하면 어쩌나 두려워 학교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공기정화장치 설치 현황(2017년 12월 말 기준)도 충북은 전국 평균(60.4%)을 밑돌았다.

충북은 1187개 어린이집 5647개 학급 가운데 52%인 2935개 학급에 공기정화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어린이집 공기정화장치 설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으로 99.8%를 기록했다. 이어 인천(87.0%), 서울(80.8%), 경기(77.7%) 등 대도시 지역의 설치율이 높게 나타났다.

미세먼지 취약계층인 노인 이용시설인 요양시설의 공기정화장치 설치비율 역시 충북은 전국 평균(23.3%)의 절반인 10.3%에 불과했다.

최도자 의원은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미세먼지 민감계층 이용시설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며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학교, 어린이집, 노인요양시설 등 미세먼지 민감계층 이용 및 활동 공간에 공기정화장치 설치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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