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가 식목행사를 한다며 멀쩡한 나무 1201그루를 잘라내 비난받고 있다.

시는 최근 문화동 산 2번지 일대 약 1.5ha(4500평)에 기존 식재돼 있던 리기다 6주, 낙엽송 124주, 기타 활엽수 1071주 등 총 1201주를 벌목했다.

이유는 오는 4월 5일 식목일 기념식수를 진행하기 위해서이고, 근본적으로는 시민 꽃 공원을 조성하는게 목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방적 시 행정에 대해 격양적 반응을 보였다.

시민 A씨는 “식목행사를 한답시고 오래된 나무를 자르고 다시 어린나무를 식재하는 것이 상식적이냐”면서 “발상 자체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주민 B씨는 “공원 조성이 목적이라면 기존 나무를 활용하는게 일반적이지 않냐”며 “자연을 보호하지 않고 훼손하는 시 행정의 뜻을 도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실제 시는 이번 식목행사와 공원 조성을 위해 62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나무값만 3200만원이고, 나머지는 기타 경비로 구성됐다.

시는 오는 식목일날에 미리 선정한 시민 50명에게 기념식수로 지름 6cm, 높이 2m의 벚나무 1주와 기념명패를 제공하며, 행사당일 참석하는 시민 약 1200명에게는 매실, 헛개, 아로니아나무 3종 각 1주씩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충주시는 이번 식목행사를 위해 1000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내면서도 주민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는 지난해 12월에도 교통안전에 위해가 된다며 충주IC 인근 도로변에 있는 45년된 플라타너스 나무 57그루를 잘라냈다. 여기에 벌목 시 매각공고를 통해 부산물을 처리하게 돼 있지만, 벌목업자가 임의적으로 처리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에도 시는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나무를 베어내 시민정서를 해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시유지로 단월정수장에서 공급되는 수돗물을 보관하는 사직배수지가 위치해 그동안 시민들의 접근이 통제돼 왔다”며 “공원 조성을 위해 부득이하게 벌목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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