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존중, ‘다름’ 인정하는 정치하고 싶어
‘청년참여예산제’ 등 3가지 공약 내세워

<우리미래 충북도당 시의원 후보 이재헌 씨 인터뷰>

우리미래 충북도당 시의원 후보 이재헌 씨.

36세. 충북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딱히 모아놓은 돈도, 결혼할 여자친구도 없는 청년백수.

그렇다고 그동안 흥청망청 살았거나 게으르게 시간을 허비하진 않았다. 19살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학교에 입학했으며,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학사졸업 후 석·박사 과정을 선택했다. 매번 열심히 준비했고 행복하기 위해 순간순간을 성실하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 그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시선은 어떤가?

뭔가 삐딱하다. “이제는 제대로 된 정규직을 알아봐야 하지 않느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심지어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살거냐?”라는 말까지.

20년 이상 정규교육을 받으며 참 열심히 살았지만 현재 그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시선은 ‘뭔가 부족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상하고 잘못됐다.

지난 12일 청주시의원(가경동·강서1동) 출마 선언을 한 청년정당 우리미래 충북도당의 이재헌 씨 얘기다.

그는 이렇게 반문한다. “나이가 차면 왜 꼭 결혼을 해야 하나요?”, “왜 꼭 아이를 낳아야 하나요?”, “대기업, 정규직에서 일을 해야만 꼭 행복하다고 할 수 있나요?”, “비정규직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인가요?”

이재헌 씨는 이번 선거에서 이런 질문에 당당하게 ‘아니다’라고 답할 예정이다.

‘Pick Me. 우리 언제 한 번 제대로 놀아봤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년들이 제대로 놀 수 있는 청주를 만들겠다’는 이재헌 씨 주장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꼭 아이를 낳지 않아도, 대기업에서 일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다름을 인정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가 다름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선천적으로 뇌성마비를 앓았고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장애를 다름으로 인정하니 너무나 편하고 자유로워졌단다. 이재헌 씨는 “다름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을 똑같아지기 위해 애를 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정치는 행복할 권리, 인권을 되찾아주는 일”

그가 주장하는 ‘제대로 논다’는 뜻은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즐겁게 놀고, 자유롭게 선택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헌 씨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권존중”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정치는 비로소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제대로, 잘 놀 수 있는 청주를 위해 이재헌 씨는 이번 선거에서 3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청년참여예산제’ 도입, 육아하는 아빠를 지원하는 이른바 ‘라떼파파’ 조례 제정, 또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이다.

이재헌 씨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최저임금을 받으며 학비를 벌고 있는 대학생들의 냉장고에는 제철 과일 하나 찾아보기 힘듭니다. 매일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과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는 청년들에게 건강한 음식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 걸까요? 독박 육아를 하는 아내의 눈치를 보며 늦은 퇴근을 하는 아빠에게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낼 권리가 주어지고 있는 걸까요? 장애인은 놀러 가기 위해 며칠 전부터 장애인 콜을 예약해야 하고 심지어 타 지역에는 나갈 생각도 못합니다. 친구들과 자유로이 술 한 잔도 마실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재헌 씨는 “청년이 직접 자신들이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또 엄마와 아빠가 동등하게 육아를 하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주말을 보낼 수 있으며 휠체어를 타도 어디든 가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청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인권존중, 행복할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재헌 씨는 “거창한 개발정책이 아니라 내 삶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정치, 그것이 바로 제가 하고 싶은 정치”라며 “풀뿌리민주주의를 지방의회에서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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