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교통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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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교통의식
  • 충청리뷰
  • 승인 2018.03.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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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직언직썰/ 김한수 서원대 융합보안학과 교수
김한수 서원대 융합보안학과 교수

최근 ‘청주 교통안전 전국 최하위’, ‘충북 교통문화 수준 밑바닥’ 등의 뉴스기사가 연일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교통안전지수와 교통환경지수, 교통문화실태조사 결과는 충청북도에 살고 있는 우리를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럽게 한다. 거주 인구에 비례한 교통사고 건수, 운전행태 및 보행행태, 안전띠 착용률 등 객관적인 수치로 명확히 짚어낸 수치는 단지 평균에 못 미치는 하위권이 아닌 최하위권, 꼴등 수준이다.

‘聞一知十(문일지십)’이란 말이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뜻이다.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범죄율, 자연재해 예방률등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다른 수치들도 그리 좋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가 살기 좋은 고장, 편안하게 두 다리를 뻗고 쉴 수 있는 곳과는 거리가 멀다는 참담한 현실에 부끄러움을 참을 수가 없다.

우리가 더욱 더 반성하고 유심히 보아야 할 것 중의 하나는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준수율이다. 사고의 규모를 막론하고, 교통사고가 났을 때 가장 피해가 큰 것은 바로 사람, 특히 차와 부딪친 사람일 것이다. 가장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보행자의 교통안전 실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교통의 목적이자 중심인 사람들, 즉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부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교통안전지수(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교통사고 심각도별 사고건수와 사상자수를 기초로 하고 인구와 도로연장 등을 고려하여, 지자체별 교통안전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지수)가 좋아지고 있고 사고 건수도 갈수록 줄고 있다. 그러나 충북만 정반대로 여러 지수가 나빠지고 있으며,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준수율 등 보행행태 역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등장도 교통 보행자의 사고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주변을 보지 않은 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스마트폰을 보며 보행하는 사람들의 시야는 20도로, 정상적으로 보행하는 경우의 시야인 120도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소리에도 둔감해지고, 주의력과 집중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들은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여러 사고를 당하는데,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일뿐만은 아니어서, 급기야 미국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걷는 보행자를 처벌하는 법안마저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로를 건널 때 스마트폰을 보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신호등을 바닥에 설치하거나 경고 문구를 도로에 표시하는 등 스몸비족의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카와 블루투스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차량과 보행자간의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는 연구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필자도 차량이 가까이 다가오면 보행자의 스마트폰에 경고를 울려 주어, 차량과 보행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들의 의식이다. 보행 중에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에는 그 기술을 누리는 주체, 즉 사람들의 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버려야 할 습관을 되풀이하기만 하는 생각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교통사고는 신호등이 없는 회전교차로, 교통섬 주변의 횡단보도, 로터리 형식의 방사형 도로 등에서 많이 발생하며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특히 많이 나타난다. 오거리, 육거리 등으로 불리는 방사형 도로는 옛날 저잣거리가 있던 곳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구도심의 흔적은 옛부터 사람이 모여 살기 좋은 곳이라는 자부심과 현대적 도시계획이 미치지 못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동시에 마주하게 한다.

우리는 ‘직지’로 대표되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품고, 옛 정취를 느끼며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고장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교통의식도 구도심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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