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여성주간 행사 中 ‘까칠남녀 보다 더 까칠한 토론회’
“미투운동은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승화되어야”

김나경 여농사무국장(오른쪽)이 ‘결혼후! 후~~’ 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를 맡은 최정희 음성여중 교사

(음성타임즈) 까칠한 그녀들의 유쾌한 반란이 시작됐다.

음성여성주간을 맞아 기획된 ‘까칠남녀 보다 더 까칠한 토론회’가 9일 금왕읍 소재 교육문화협동조합 ‘우리’에서 개최됐다.

최정희 음성여중 교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최재영 음성고 교사, 이은영 우리교육이사, 김나경 음성여성농민회 사무국장,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실장, 황금미영 극단 ‘하다’ 대표 등이 패널로 나섰다.

‘여성담론의 역사’라는 주제로 첫 발언에 나선 최재영 교사는 “역사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만들어 왔지만 역사가들은 남성의 시각으로 기술해 왔다”면서 중세, 근대, 현대사를 통해 진행됐던 여성의 참정권 확보 과정을 설명했다.

최 교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성리학의 영향으로 여성에게는 가혹한 사회적 질서를 요구해 왔다”며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이 수반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미투운동은 촛불과 함께 대두된 사회혁명으로, 잠재되어 있던 여성 인권문제가 표출되는 것”이라며 “미투운동은 여성의 인권문제에 국한되지 말고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은영 우리교육이사는 ‘난 왜 사모님이지’라는 주제로 ‘집사람, 안사람, 여중, 여고’ 등 현대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남녀차별적 호칭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갔다.

이은영 이사는 “여성은 사적 영역의 존재이고 남성은 공적 영역의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면서 “성을 떠나 평등한 인간으로 볼 수 있는 언어, 문화적 토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나경 여농사무국장은 ‘결혼후! 후~~’ 주제 발언을 통해 엄존하고 있는 가정내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자신의 경험과 함께 실감나게 전달했다.

김 국장은 “가정 내 공평한 성 역할을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지금까지 단호하게 하지 못하고 타협해 왔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음성여성문화주간' 행사 리플릿

이 밖에 박윤준 실장은 “가부장적 문화는 일부 시민사회단체도 예외가 아니”라며 시민사회단체 소속 여성 활동가들이 토로했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내 몸에 관심 꺼!’ 주제로 발표에 나선 황금미영 대표는 “여성들 각 자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기준 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했다.

‘헐~ 한 세상’에 여성인권의 문제를 화두로 던진 이들의 유쾌한 반란은 음성여성문화기획 페이스북을 통해 9일 오후 7시부터 생중계 됐다.

한편, 음성여성주간 행사는 교육문화협동조합 ‘우리’, 음성생활문화예술공간 ‘하다, 음성노동인권센터, 음성여성농민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행사는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투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지난 6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꽃할머니'를 1인극으로 만들어낸 ‘극단 문’의 공연을 시작으로 5일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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