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신협 이사장 선거 13곳 중 전무 포함 현직 11명 당선

지난 24일 청주 창신신협 조합원 총회 모습

도내 신용협동조합 임원 선거의 과열 혼탁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월들어 청주지역 신협 13곳이 임원(이사장·부이사장·이사·감사)선거를 치렀다. 이 가운데 재임에 성공한 이사장은 9명, 신임으로 당선된 이사장은 4명으로 나타났다. 현행 신협선거 규정이 현역 임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월초 미원신협 임원선거에는 청주지역 다른 신협의 임원과 가족들이 조합원으로 참석해 투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심지어 다른 신협 직원과 취미동아리 회장 등 열성 조합원들도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 미원신협 조합원 Q씨는 "청주·청원이 통합되면서 시민이면 누구나 어떤 조합이든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보니 청주지역 임원들간에 상대 신협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선거 때 품앗이하듯 투표해 주는 것이다. 자기 가족과 친분있는 조합원까지 동원하면 그 숫자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신협 직원은 다른 신협 투표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원신협은 올해 임원선거에 투표한 조합원이 1730명(전체 조합원 3500명)에 불과해 '동원 표'의 유혹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임원선거 규약에 조합원 명부를 공개할 수 없도록 명시한 것도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직 임원 출신이 아닌 후보자는 선거인단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깜깜이'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지역신협 임원선거에 출마한 W씨는 "길거리에서 불특정 시민들에게 '혹시 창신신협 조합원 아니시냐"고 물어봐야 할 형편이다. 최소한 조합원 이름, 전화번호 정도는 알아야 후보자를 알릴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직 이사장이나 전무 출신 후보자는 모든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공정한 승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2월 청주에서 신임으로 당선된 이사장 4명 가운데 2명은 신협 전무 출신으로 나타났다. 결국 13개 신협 이사장 선거에서 전무 포함 현직 당선자가 11명이며 평이사 출신은 2명에 불과했다.

평이사로 창신신협 이사장에 당선된 김경태 전 시의원은 "현행 신협 선거는 대표적인 불공정 게임이다. 선거중립성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위탁이 바람직한데 예산부담을 내세워 현직들이 기피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관위 직원 1명만 선관위원으로 위촉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비용은 적게 들면서 사실상 선관위 위탁과 같은 공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창신신협 조합원으로 총회에 참석한 충북사회복지신문 김춘길 주필은 SNS 글을 통해 신협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산운용. 중앙의 감사지적사항 등에 일부 조합원이 소명을 요구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현 운영진에 우호적인 조합원들이 들고 일어나 발언을 무력화 시키는 작태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의안에 대해 일부만 찬성발언이 나와도 사회자가 '이의 없습니까?' 하고는 숨돌릴 틈도 없이 "통과!"를 선언하고 방망이를 두들겨 회의를 완전 형식화 요식화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고 꼬집었다. 아울러 "총회 참석 조합원들도 기념품 받기에 더 신경을 쓰지말고 조합운영 내용 등을 세심히 살펴보아 운영진의 일탈을 막는 문제에 발언권을 행사하는 성숙한 자세가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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