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총칼에 맞서 싸우며 옥고를 치르고, 형장의 이슬로 승화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혼이 여전히 허공에 맴돌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후손조차 찾지 못해 공훈이 담긴 훈장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전국의 국가유공자 수는 1만4천829명으로 충북에는 총 504명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있다. 그러나 지역의 국가유공자 중 23명은 수년 째 후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충북 옥천 출신 박종섭 지사는 당시 35세의 나이로 친일 주요인사 암살을 시도하는 등 의열투쟁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한·일 합방에 앞서 을사조약(1905년)을 체결한 을사오적(이완용, 이지용, 박제순, 이근택, 권중현)의 암살을 계획한다. 을사조약 이후 나인영, 오기호 등이 결성한 비밀결사대 '자신회'와 함께 1907년 서울로 상경 남대문 인근에서 을사오적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끝내 체포돼 징역 10년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2015년 박 지사의 의열투쟁 행적을 확인해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훈장은 후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1919년 3월 1일 고종의 장례일에 맞춰 서울을 비롯한 평양·진남포·안주·의주·선천·원산 등 에서 동시에 독립선언식이 열렸다. 이날 열린 선언식은 각계 각층이 참여한 민족해방운동으로 한·일합방에 의한 일제의 무단통치를 규탄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 민족해방운동을 기점으로 대도시에서 전개되던 만세시위는 각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으로 확산 됐다.

이에 따라 충북에서도 수많은 만세시위가 진행됐다. 충북 영동 출생인 장복철 지사는 그해 4월 당시 30세의 나이로 지역의 만세시위를 주도했다. 장 지사는 4월 2일부터 5일까지 충북 영동군 매곡면 노천리와 옥전리 일대에서 300명의 주민들 규합해 독립 만세를 부르며 시위를 주도하다 붙잡혀 징역 1년 3개월의 옥살이를 했다.

충북 진천 출신의 남계홍 지사도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독립만세운동에 동참한 인물이다. 남계홍은 충북 진천군 만승면사무소와 헌병주제소에서 지역 주민 200여 명과 함께 만세시위를 전개하다 체포돼 징역 8개월을 받았다.

이밖에 도내에는 23명의 애국지사가 각 지역에서 의병활동, 국내항일운동 등 국가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헌신했지만 후손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충북남부보훈지청 관계자는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던 그 분들의 모습과 조국만을 생각하며 혹독한 고문을 견뎌내고 전 재산으로 무기를 사고 사관학교를 만들어 전투를 승리로 이끌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뿌듯해 진다"며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후손을 찾지 못해 공훈을 전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애국지사들의 후손들을 찾아 훈장 등을 전달해야 하지만 당시 기록이 대부분 훼손돼 있고 후손 찾기 사업의 신청자들의 증빙에만 의존하고 있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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