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위주였던 금융권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으로 승진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여성 행원들의 이야기는 과거형이 되고 있다.

여성 신입직원이 증가하면서 금융권 주요은행의 여성비율은 이미 절반을 눈앞에 둔 상황. 당당하게 실력을 인정받아 점포를 이끌고 있는 여성 지점장과 출장소장은 충북에서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충북에 점포를 둔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KB국민·SC은행에서 각 1명의 지점장과 출장소장을 배출했고, 특수은행 중에서는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 각 2명의 지점장과 출장소장을 배출했다.

취업을 해도 육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들은 일·생활 균형 지원에 적극적인 정부정책과 기업문화가 확산하면서 금융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4년 NH농협은행에서 충북 유일의 여성 3급 지점장으로 임용되며 화제를 모았던 문보민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충북지역보증센터장이 대표적이다.

 '금융주치의'라고 불리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로 활동했던 문 센터장은 2016년 1월 전국 첫 여성 농신보 충북보증센터장으로 부임하며 화제를 모았다.

NH농협은행 충북본부는 지난해 단행한 연말 인사에서도 충북도청 출장소장으로 김종렬 소장을 발령했다. 지점장급은 아니지만 충북도청 출장소는 일반 출장소와 격이 다르다. 새로운 여성 리더 양성 측면에서 김 소장 발탁이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IBK기업은행은 청주에 위치한 오창지점 박선희 지점장과 충주지점 송민희 지점장이 여풍의 주역이다. 충북지역 점포 가운데 2곳에서 여성 지점장을 배출하며 점포 대비 가장 높은 여성 지점장 발탁 비율을 보였다.

송민희 충주지점장은 "IBK기업은행은 전국 점포 중 55곳을 여성 지점장이 이끌고 있다"며 "여성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주변의 관심과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열심히 하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여성 지점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3년 전 청주터미널지점을 이진구 지점장에게 맡겼고, 우리은행은 오창 LG화학출장소장을 박근미 소장이 이끌도록 했다. 충북에서 신한은행 다음으로 점포 수가 많은 KB국민은행은 증평지점장으로 신재은 지점장을 발령했다.

신한은행도 여성 지점장이 있었지만 지난해 정년이 되어 현장을 떠났고, KEB하나은행은 홍찬숙 지점장이 청주 가경지점을 책임졌지만 지난달 충남 예산지점으로 발령 나며 충북에는 여성 지점장이 없는 상태다.

복수의 여성 지점장들은 "과거에 비해 여성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은 존재 한다"며 "여성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닌 양성 평등 관점에서 여성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역량 있는 재원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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