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마을의 중학생들이 동네 어르신들의 일생을 기록한 전기문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송면중학교(교장 김상열) 전교생 30명은 지난 1년 동안 마을어르신들의 일생을 기록한 전기문 모음집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행복씨앗학교 사업의 하나인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 일환인 전기문 발간은 김명희 교사의 지도로 진행됐다.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는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관점을 갖고 주변 사람들의 삶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나누려는 송면중학교의 특색있는 활동이다.

송면중학교에 따르면 처음에는 초인종 누르는 것조차 주저하고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통해 그분들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학년 정윤서 학생은 “할머니께서는 특별한 일도 없다고 하시고 자신을 아주 낮게 평가하셨지만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할머니가 정말 특별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고 적었다. 또 2학년 김해인 학생은 “할머니를 안 지가 거의 10년 이상 됐는데 그 10년이란 세월동안 할머니의 성함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2학년 김진형 학생은 “할머니께서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오셨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으셨다. 그런 할머니의 삶을 보면서 나는 희망을 얻었다.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나는 할머니 댁에 자주 찾아갈 생각이다.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어드리고 싶다”고 기술하였다. 3학년 차용준 학생은 “성당에서 만나는 착한 할머니신 줄만 알았던 할머니의 작은 역사가 잊혀 지나갈 뻔 했다가 기록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다행이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필기하는 것도 잊을 뻔하였다. 나는 인터뷰를 하러 가는 길이 너무 즐거웠다”고 하였다.

3학년 손정웅 학생은 “우리 할머니와 같이 젊은 시절을 이렇게 고생하시면서 살아오신 여성분들을 진짜 존경한다. 할머니 내용을 글로 써보니 인생 스토리가 역사책 한권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전부 위대한 분이구나 싶었다”라고 할머니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 소감도 기술하였다.

김상열 교장은 “삶의 터전인 송면 마을이 어르신들의 노고와 애향심 속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졌음을 알고, 앞으로 더욱 더 따뜻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대하고 마을에 대한 자긍심도 갖게될 것”이라며 학생들의 활동을 평가했다.

이 활동을 지도한 김명희 교사는 “이 활동을 통해 학교와 주민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며 “학생들이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 사고의 폭이 한결 넓어졌고 자신과 주변의 역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송면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전기문 모음집을 배부하였고 인터뷰에 응한 마을 어르신들을 학생들이 찾아가 직접 책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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