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가곡초 보발분교장의 전교생이 1명이 되면서 본교와의 통합을 부결시킨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학생의 학습권보다 지역 주민의 눈치만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재학생이 9명인 보발분교장의 통합 추진을 위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학부모 8가구 중 75%인 6가구가 찬성하면서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지난달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 `보발분교 폐교에 대한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돼 통합은 무산됐다.

당시 교육위원회는 보발분교장 폐교 안건을 두고 거수 표결한 결과 참석 위원 4명(정영수, 이종욱, 김학철, 임헌경) 중 김학철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반대했고, 결국 이 안건은 없던 일로 됐다.

당시 임헌경 의원은 “작은 학교 살리기는 교육감의 공약사업이고 행복교육지구 사업까지 추진하면서 지방정부, 마을, 지역, 교육청이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하는 데 지역주민의 반발이 심하다”며 “지자체가 귀농·귀촌 유치 사업을 펼치는 데 학생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폐지안을 내는 것은 맞지 않다. 학교가 있음으로 해서 지역의 중요성, 역할, 공동체 개념, 정체성 확립을 위해 일정기간 유예를 시키고 지켜봐야 한다”고 폐교를 반대했다.

정영수 교육위원장은 8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실적으로 교육활동이나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최소 60~70명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주민도 통합을 두고 의견이 갈라져 있고 몇명 안되는 학부모조차 설득을 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의원들은 1년 정도 학생 유입을 지켜보자고 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생의 교육과정과 학교활동, 교우 관계를 고려해 학생 수 60명 이하 학교를 적정규모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인위적인 강제 통합은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소규모 학교의 재학생 학부모 60%가 찬성할 경우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

도교육청과 단양교육지원청은 2007년부터 보발분교장에 대해 본교와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11년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명이었던 학생수는 올해 5명으로 감소했고, 최근 통합을 찬성했던 4명이 본교로 전학가면서 전교생 1명이 됐다.

단양교육지원청은 학생 1명을 위해 보발분교장에 올해 담임교사 1명, 전담교사 1명, 시설 1명, 조리 1명 등 4명의 인력을 배치하고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무상급식비 등 2억8000여만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충북도교육청도 난감해하고 있다. 통합 추진의 기본 요건인 학부모 의견 60% 반영을 보발분교장에는 적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남은 학생의 학부모가 통합을 반대하면 졸업할때까지 3년 간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며 “혼자 남은 학생은 또래친구도 없고 교과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지역교육계 관계자는 “친구도, 선배도 없는 학교에서 학생 혼자 생활을 한다면 감옥생활처럼 느껴지지 않겠냐”며 “학생의 미래를 걱정했다면 주민이 반대해도 통합을 추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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