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농업정책비서관, 이상정 음성군의원에 “자료 보내달라” 요청
이 의원 제안 ‘오리농가휴업보상제’ 예방효과 탁월…충북, 수백억 예산절감

이상정 음성군의원이 제안한 ‘겨울철 오리농가 AI 휴업보상제’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본보의 보도에 청와대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사진 이상정 음성군의원)

 

이상정 음성군의원이 제안한 ‘겨울철 오리농가 AI 휴업보상제’(이하 오리농가휴업보상제)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본보의 보도에 청와대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본보 보도이후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은 이상정 음성군의원에 직접 연락을 취하고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와 음성군은 이 의원이 제안한 오리농가 휴업보상제를 시행한 지난해 11월 이후 현재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충북도에서만 조류독감 살처분‧매몰 비용등 300억원 가까운 예산 절감 효과를 본 것이다.

청와대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한 시골 군의원이 내놓은 작은 정책이 대한민국 AI예방정책을 바꿀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이상정 음성군의원은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으로부터 오리농가휴업보상제에 관련한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신 비서관이 “충북인뉴스 기사를 보고 오리농가휴업보상제가 좋은 정책인 것 같아 연락을 했다”며 “20~30 여 분간 오리농가휴업보상제에 대해 깊은 얘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리농가휴업보상제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충북에서만 시행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오리농가휴업보상제’는 2016년 12월 음성군의회 동료의원들과 함께 건의문을 채택하고 충북도를 비롯해 관계부서에 건의를 했다.

2017년 초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충북진천을 방문했을 때 송기섭 군수도 건의를 했다. 이때 정세균 국회의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충북도가 적극적으로 나서 전국적으로 시행될 것 같았지만 최종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시행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AI가 발생하면 반경 3km 지역에 위치한 가금류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방식의 방역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AI발생 지역에서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모습(충북인뉴스DB)

 

신정훈 비서관 “오리농가휴업보상제는 대단히 모범적인 정책”

 

이 의원은 오리농가휴업보상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랬다. 그는 “평창올림픽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류독감이 전남‧전북‧경기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상황이다”며 “지금이라도 조류독감을 예방하려면 신규 오리병아리 입식을 중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 비서관이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며 음성군과 협의해 오리농가휴업보상제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서 보낼 것이다”고 밝혔다.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 비서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 비서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예방적) 살처분 방식의 조류독감 방역정책에 재원과 인력이 지나치게 소요되고 있었다”며 “근본적인 조류독감 방역 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인뉴스를 통해 오리농가휴업보상제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신 비서관은 “충북도에서 시행한 오리농가휴업보상제는 매우 모범적인 정책이었다”며 “아직 전국적으로 상설화해서 시행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충북의 오리농가휴업보상제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본보는 지난 29일 <시골 군의원 한명이 수백억 예산 아꼈다고…이게 가능할까?>란 제호의 기사를 통해 충북에서 시행하고 있는 ‘오리농가휴업보상제’ 진행상황을 알렸다.

 

겨울철 오리농가 AI 휴업보상제란?

 

오리농가휴업보상제란 겨울철인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AI 주요감염 경로인 오리농가의 사육을 중단하는 것이다. 농가는 사육을 중단하는 대신 한 마리당 510원의 휴업 보상금을 받는다.

닭, 메추리 등 다른 가금류 대신 오리농가의 사육을 금지하는 이유는 최초 AI 발생이 오리농가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AI는 겨울철 철새를 통해 바이러스가 이동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3000여만 마리의 가금류 대학살을 불러왔을 때도 오리농가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오리농가에에서 최초 발생했다.

현재 정부는 일단 AI가 발생하면 주변 3㎞이내 닭과 오리, 메추리 등 가금류에 대해 감염여부와 상관없이 예방적으로 모두 살처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 기간동안 전국적으로 3000여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충북지역에서는 392만 마리가 살처분 됐고 332억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현재 충북도는 오리농가휴업보상제를 시행하는데 국비와 도비, 시·군비 25억을 투입했다. 현재까지 충북에서는 AI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이대로 끝날 경우 전년대비 307억여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보게 된다.

 

이상정 음성군의원은 누구?

 

이상정(더불어민주당) 군의원은 전농충북도연맹 사무처장 출신으로 민주화운동과 농민운동을 하며 수감생활을 했던 충북지역을 대표하는 농민운동가 출신다.

지난 2014년 치러진 지방기초선거에서 음성군 가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 의원은 기초의회에 출마하는 이유로 “아스팔트 농사 대신 농민해방 의정 농사를 짓기 위해서”라고 말할 정도로 뼈 속까지 농민운동가다.

이 의원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대학시절 사회현실에 눈뜬 그는 1989년 졸업과 동시에 고향인 음성군 소이면에 내려와 농사를 지었다. 이유는 어려움에 빠진 농업과 농민을 위한 농민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의원은 1990년에 창립된 음성군 농민회 초대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26년을 농민회와 함께 했다.

부인 공현정 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부인 공 씨도 음성군 소이면에서 지역아동센터와 시민단체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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