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혼선, 빨리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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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혼선, 빨리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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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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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노 칼럼 ‘吐’/ 충청리뷰 충주·음성담당 부장
윤호노 부장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자 필자의 주변 사람들도 모이기만 하면 가상통화 얘기를 했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느니, 누구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느니, 투자를 권하거나 아예 채굴기를 구입했다는 등 화제도 다양했다.

투자한 사람도 각양각색이다. 대학생, 군인, 공무원, 자영업자, 버스운전사 등 필자가 아는 사람만 해도 20명이 훌쩍 넘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가상화폐로 손해를 본 사람도 많지만 흙수저와 서민의 마지막 탈출구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탓이다. 특히 돈 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청년들은 가상화폐의 대박 꿈에 자신을 몰아넣었다.

이런 때 이달 중순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박 장관의 발언이 보도되자마자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폭락했다.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부처 간 조율된 것”이라고 말해 또 한 번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규제 발표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 투자자들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정부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냈으며 심지어 무책임한 박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파장이 커지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지 가상화폐 시장을 옥죌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가상화폐 가격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급등락 반복만큼이나 정부의 정책도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 부처 안에서도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의 입장이 각각 다르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법무부는 가상화폐 시장을 금지시켜야 할 투기, 도박판으로 간주한다.

반면 일부 부처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기술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실명전환 방침도 그렇다. 그 과정에서 미성년자들을 걸러내는 효과는 있겠지만 한편으론 ‘거래보장’ 신호로 읽힐 여지도 있다. 이래서는 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막을 출구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묻지마’ 투자에 대학생부터 주부, 70대 이상 노인까지 나서며 하루종일 가격동향만 살피는 ‘가상화폐 좀비’들이 300만 명이 넘는다.

시장 규모도 코스닥을 능가할 정도로 커졌다. 누가 봐도 투기이자 거품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별다른 설립요건이 없어 신고만 하면 누구나 세울 수 있다. 지난 2년 사이 100여개의 거래소가 생겼지만 관리는 전무한 상태다. 증권거래소와 비슷한 형태지만 실제로는 인터넷 쇼핑업체나 다를 게 없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투자자를 보호할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킹에 취약할 뿐 아니라 서버가 중단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가상통화 광풍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 클릭 몇 번으로 쉽게 떼돈을 벌수 있다는데 뭐하러 땀흘려 열심히 살아가야 하느냐는 잘못된 인식을 번지게 한다.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고 거래소를 인가제로 바꾸면서 연착륙을 유도한 영국과 독일, 일본처럼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더 이상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면 피해자만 속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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