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육공동체, 주부들 중심으로 교육공동체의식 싹터
11개 지역별로 정기모임 계획하고 프로그램 준비 박차

최근 청주행복교육공동체네트워크(이하 청주교육공동체) 활동이 본격화됨에 따라 청주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마을교육공동체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삶과 연계된 교육, 행복한 교육실현’을 표방하고 있는 청주교육공동체가 정식 발족됨에 따라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리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배우고, 즐기는 교육을 실현해보자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특히 지역주민들의 대다수는 교육전문가이기보다는 직접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전업주부들이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입시·암기위주 교육, 혼자하는 공부만으로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없다’는 인식이 엄마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청주교육공동체에는 가경·복대, 개신·성화, 미원, 비하, 사직·모충, 산남, 수암골, 용암동, 오송, 오창, 운봉동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모임을 시작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각 지역의 활동과 현황, 계획을 직접 들어본다. <편집자 주>
 

<청주교육공동체 1> 용암동교육공동체 ‘아이품은용바윗골’

‘품자! 놀자! 배우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아이품은용바윗골’은 용암동지역 교육공동체 이름이다. 이름처럼 용암동 마을에서 ‘아이들을 품자’는 의미다.
 

청주시 용암동교육공동체 ‘아이품은용바윗골’ 회원들은 매월 한번 씩 마을놀이를 열고 있다.

아이품은용바윗골은 청주시 용암동 교동초등학교 학부모 독서토론 동아리 ‘도란도란 책수다’에서 시작됐다. 청주교육공동체가 설립되기 전에 이미 10명의 도란도란 회원들은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책도 읽어주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줬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게 해주자는 목적으로 모여 이른바 ‘마을놀이’도 진행했던 것. 홍윤경 대표는 “우리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마을에서 실컷 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놀 곳과 놀 거리가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특히 용암동은 대부분 아파트 단지이다 보니 아래위층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마을놀이였단다. 한 달에 한번 공원이나 공터에 모여 전래놀이 등을 하며 맘껏 놀았다. 홍 대표는 “이웃집 아주머니를 이모라 부르고 특히 외동아이들은 형, 누나, 동생이 생겨서 너무 좋아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매번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쉬웠던 것. 책읽기도, 놀이도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던 중 만난 것이 청주교육지원청의 청주교육공동체 '행복교육활동가 양성을 위한 소양과정'이었다. 홍윤경 대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취지를 알고 나서 너무 기뻤다. 특히 아이들이 꿈과 끼를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마을에서 엄마들이 선생님이 되어 함께 해 줄 수 있다는 말에 눈과 귀가 번쩍 띄었다”고 말했다.

현재 18가정 8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아이품은용바윗골은 ‘마을놀이’ 이외에도 용암동 마을 구석구석 숨어 있는 이야기를 알고 이해하는 ‘마을퍼즐’, 독서토론 활동인 ‘책수多’, 마을 소식과 함께 각 가정의 아이들과 부모가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계간지도 발행할 예정이다. 또 마을주민들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홍윤경 대표는 “아이품은용바윗골 회원들 대부분은 30~40대 주부들로 열정도 많고 적극적이지만 마을의 환경은 많이 열악한 편이다. 당장 회원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상태다”라며 “지자체에서 많은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요즘 같이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공동체라니… 어디 그게 쉽겠냐’고. 하지만 아이품은용바윗골 회원들은 ‘못할 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공동체가 뭐 별건가요? 혼자보단 함께가 당연히 좋은 것 아닌가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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