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박소영 충청리뷰 사회문화부 부장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3월에 이뤄진다. 교육부는 3월까지 서류를 받고, 1차 2차로 나눠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최종 결론은 8월말에나 나온다. 올해는 대학구조개혁 평가 2주기의 첫 해이다. 교육부의 최종 목표는 결국 대학의 정원 감축이다. 이를 막기 위해 대학들은 몸부림을 친다. 학령인구는 줄고 있고,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자연히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뻔한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대학은 눈에 보이는 줄다리기를 한다. 대학 관계자들은 모 대학은 교육부 로비를 잘해서 걱정이 없다는 등, 설명회에 가보니 모 대학 처장이 나와 브리핑을 해서 놀랐다는 등 진위를 떠나 교육부가 대학구조평가를 통해 대학을 줄 세우고 길들이는 것은 맞아 보인다. 이를 통해 대학의 실질적인 변화를 꾀하면 좋겠지만, 페이퍼 기술만 늘어가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구조개혁평가를 검색하면 턴키로 평가보고서를 작성해주겠다는 홍보회사가 버젓이 광고를 한다. 청주의 모 대학은 컨설팅 회사 도움을 받았다가 결국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돼 낭패를 보기도 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대학 입학은 어떠한가. 대학마다 복잡한 서류 절차를 만들어놓고, 수험생에게 6개의 선택권을 주지만 결국 대학은 서열화돼 있고, 학생들은 사다리를 타듯이 더 위로 위로 올라가려고 한다. 입시가 안고 있는 모순도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갖은 거짓진술 및 기획된 이야기를 멈출 방법은 없어 보인다.

목적이 너무나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 서열화 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 우리는 이러한 과정이 공식처럼 풀리지 않는 시대인 걸 알지만, 그만둘 수가 없다. 다른 대안을 잘 모르고, 부모들의 성공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도 마찬가지. 특목고,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기나긴 레이스가 펼쳐진다. 사교육 광풍의 나라, 모두 이것이 잘 못 됐다는 것을 알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기 때문에 나 또한 그만두지 못하는 레이스.

결국 모두가 속고 속이는 게임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 교육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학력 게임을 벌인다.

숫자와 페이퍼로 서로를 기록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만, 얼마만큼 진짜일까. 고등학생이 자기 삶을 기획하고, 스토리텔링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나이 마흔을 넘어도 그게 안 되는 데.

결국 우리 사회의 구조와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언제쯤 이 게임이 시장성을 잃게 될까. 학부모가 되니 교육문제가 더 깊숙이 다가오지만 로봇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직장 문제로 사교육 시장에 아이를 맡기는 이 모순은 오늘도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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