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감사팀, 본청 및 9개 읍면 감사결과 일부 밝혀
음성군 "민간인 신분인 당시 읍장 수사 의뢰 예정"
선량한 기부문화 위축 우려…전화위복 계기 되어야

음성타임즈에 제보된 A건설회사가 2016년 2월 2일 금왕읍에 기탁한 다올찬 쌀 10kg 52포대 명세표

(음성타임즈) 지난 2016년 2월 음성군 금왕읍에 기탁된 불우이웃돕기 쌀이 접수도 되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관내 파장이 일었다.

음성타임즈가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A건설회사는 지난 2016년 2월 2일 음성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을 통해 다올찬쌀 10kg 52포대(시가 약 144만원 상당)를 불우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금왕읍에 기탁했다.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후원금 또는 현물일 경우, 해당 기관은 일단 전산을 통해 기탁 내역을 접수해야 한다. 그리고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를 통보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후 해당 기관은 대상자를 선정한 후 기증자의 요구에 맞도록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전달 내역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일련의 절차가 생략된 채 기탁된 쌀은 접수조차 되지 않았고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됐다는 흔적도 찾기 어렵다는 충격적인 제보이다.

기탁된 다올찬쌀 10kg 52포대가 금왕읍의 공식 문서상에서 사라진 셈이다.

본사가 입수한 당시 기탁 거래명세표에 의하면 인수자는 금왕읍 복지팀 관계자로, 서명도 함께 이루어 진 상태이다. A건설이 분명히 기탁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음성군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본청 및 9개 읍면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자체감사에 착수했다.

 

전산에 입력되지 않으면 확인 어려워 '감사 한계'

18일 음성군은 당시 해당 읍장의 진술을 토대로 한 감사결과를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일부 공개했다.

감사팀 관계자는 “금왕읍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건에 대한 서류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해 A건설사가 기탁한 불우이웃돕기 쌀이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당시 읍장이었던 B씨가 '기탁된 쌀은 마을경로당 및 불우이웃돕기 등 용도에 맞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도 말했다.

감사팀 관계자는 “그러나 전달된 장소 등 구체적인 내역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B 전 읍장이 퇴직한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명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서는 경찰에 수사의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배분이 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면서 “독지가들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공무원들의 자세를 재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군은 19일 본청 및 9개읍면의 사회복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음성군 감사팀의 감사 결과는 현재 서류상 접수되어 있는 후원금 및 기부물품을 대상으로 조사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제기된 의혹처럼 전산에 입력되지 않은 채 증발되어 버리는 경우, 제보 또는 내부고발에 의하지 않고는 사실상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감사팀 관계자도 “추가 제보가 나오면 즉시 감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용기있는 제보가 필요한 이유이다.

 

"올바른 기부문화 확산의 전환점 되어야"

음성군의 경찰 수사 의뢰로 이번 의혹에 대한 명확한 사실규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사안이 음성군 기부문화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나타나면 안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상처를 치유하고 올바른 기부문화 확산의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일선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대다수 선량한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면 안된다는 지적도 힘을 싣고 있다.

음성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금왕읍 불우이웃돕기 쌀 행방불명’ 의혹의 진상은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제기됐던 갖가지 억측을 자제하고 경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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