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부지매입 금융비용 탓 연기 못해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미분양 현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치킨 게임(chicken game)은 게임 이론의 모델 중 하나로 어떤 사안에 대해 대립하는 두 집단이 있을 때 누구든지 먼저 포기하면 겁쟁이(chicken)가 되지만, 양쪽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게임이다.

청주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심각한데도 아파트 건설업자나 주택조합들이 분양 연기에 나서지 않고 있어 미분양 급증뿐만 아니라 올 여름철 기존 아파트값 대폭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충북도가 주최해 열린 `미분양주택 해소 대책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청주시 미분양 아파트 수는 2234세대로 충북 전체 4980세대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청주에는 올해 4월부터 1만3159세대가 신규 분양될 예정이다.

동남지구 6개 블럭에 3980세대가 분양될 예정인 가운데 장기미집행 공원 개발사업에서 3개 공원 2706세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서 5개 구역 4767세대, 주택조합 및 도시개발사업에서 3개 지역 1706세대가 쏟아진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미분양 우려에도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택지개발의 경우 부지를 매입한 회사들이 금융비용 때문에 하염없이 분양시기를 늦출수 없기 때문이다.

동남지구의 경우 분양시기를 이미 지난해에서 올해로 늦춘바 있는데다 금융비용을 견디지 못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 프리미엄 없이 땅을 파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주택조합 등의 경우에는 조합원들이 조합을 설립해 추진하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하거나 미루기에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치킨게임을 피한 업체들도 있지만 규모가 작다. 오송 동아아파트와 동남지구 대성아파트는 모두 3개 단지의 2477세대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했다. 동남지구에서 당초 올해 분양하려다가 2년후로 미룬 단지도 2곳이나 된다.

이에 대해 충북도측은 “분양가 하향 조정, LH가구주택 매입임대사업 추진 시 미분양 아파트 적용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한 대책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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