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대 아니면 아무말 말라" 정기연주회 뒤풀이서 이의제기 단원에 퍼부어

오는 2월 임기 만료에 따라 재임용 평가를 앞둔 청주시립국악단 지휘자 조정수씨가 단원들의 출신 학교를 두고 지방대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돼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조씨는 그러나 수십명이 목격한 자리에서 한 비하발언조차 부인하고 있어 도덕적 비난도 거셀 전망이다.

청주시립국악단 일부 단원들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1월 2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07회 정기연주회 '명곡뎐 시리즈 Ⅱ 무음지음' 정기공연 하루 앞서 진행된 리허설 중 A 단원이 "박자가 안맞아 틀리는 부분이 있으니 124마디부터 다시 해주시면 안되냐"고 요청하자 "여기가 학교냐?"며 묵살했다.

A단원의 요구 내용은 정기연주회 리허설 중 가야금 박자가 잘못돼 해금 파트와 맞지 않아 다시 연주해 맞춰보자는 취지였다.

묵살을 당한 A단원은 리허설 후 "다시 해달라는 요청이 잘못된 것이냐?"고 되물었으나, 지휘자 조씨는 "(국악단 서열상)뒷자리에 있는 단원이 할 말이 아니고, 파트장에게 묻거나 아무말 안하는게 기본"이라고 질책하는 방식으로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을 야기한 조씨의 단원비하, 지방대 출신 비하 발언은 정기연주회 후 청주예술의전당 주변에서 진행된 뒤풀이 장소에서 불거졌다.

조씨는 이 자리에서 A씨 동료 단원 B씨가 "어제 상황(리허설)에서 지휘자님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극도의 지방대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조씨는 이날 "본인(A단원)이 S대를 나왔습니까? H대를 나왔습니까? S, H대 안나왔으면 아무말 말라 그래요. 아무나 원서내면 다 들어가는 학교 나온 주제에…."라는 수준이하의 언급을 내뱉은 것으로 확인됐다.

뒤풀이에 참석했던 C씨는 "A단원과 같은대학은 아니지만, 지방대학 출신으로서 지휘자 입에서 나온 말에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단원들이 직접 당사자가 아니지만, 인격비하이자, 인격모독 발언이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의 발언은 단원 뿐만 아니라 작곡가 등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나와 단원들은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초 문제를 제기한 A단원은 이날 뒤풀이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조씨의 막말을 전해 듣고 정신적 쇼크와 극도의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D씨는 "연습과정에서 파트장과 상의하면 본인(지휘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라며 화를 내곤해 A씨가 직접 요청을 했던 것"이라며 "역대 어느 지휘자도 단원의 부탁을 면전에서 묵살한 예가 없었으며, 도대체 그 정도 요청에 무시발언과 막말을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이에 대해 "아니다. 그건 그 분의 '워딩'이고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단원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번 평정에서도 지방대 출신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어느 수장 자리든 모든 사람이 좋아해주는 자리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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