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A대표, 근무시간 술 먹고 직원에 욕설…후원금·차량 사적 사용" 폭로
아들도 직원으로 채용…“지각만 88회. 근무시간 중 낮잠 자고 PC방 게임”

진천장애인이동생활지원센터 직원들이 대표A씨가 근무시간중 음주를 하고 아들을 채용해 특혜를 주고 있다고 폭로해 파장이 일고있다. 사진은 A대표가 사무실에서 지인과 음주를 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공개한 장면
진천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직원들이 공개한 A대표의 초과근무 일지
진천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 센터 직원들이 허위로 작성됐다며 공개한 차량일지

장애인 이동권 지원을 위해 설립된 진천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장애인이동지원센터) 대표 A씨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직원들은 대표 A씨가 근무 시간 중 사무실서 술판을 벌이고 누적 마일리지를 편법으로 사용해 장애인이동지원차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후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A씨가 부정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직원으로 채용한 아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며 청주노동인권센터를 통해 관련서류를 공개했다.

이뿐만 아니라 A 대표가 공용 화장실서 세면대에서 특정신체부위를 씻어 물의를 빚었다. 이 장면은 여성청소노동자와 복지관 이용객에게 노출돼 성추행 의혹까지 제기됐다.

진천 장애인이동지원센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단체다.

이 단체는 장애인을 상대로 출·퇴근이나 병원이용, 외출 시 차량이동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 연간 2억원 안팎의 운영비용은 진천군(90%)과 충북도(10%)가 지원하며 모 장애인단체가 위탁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라는 공익적 설립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실제 운영은 특정인의 독단적 운영과 각종 비리로 얼룩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주노동인권센터(대표 김인국신부)가 공개한 직원들의 진술내용은 A대표와 아들 B씨의 갑질행위로 가득했다.

이에 따르면 장애인이동지원센터 대표로 취임한 A씨는 자신의 아들 B씨를 차량 운전원으로 채용했다. 똑같은 운전원 임에도 불구하고 A씨는 소속 직원들에게 B씨를 ‘팀장’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B씨가 상습적으로 지각을 하고 근무시간 중 PC방에 가 게임을 하거나 음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B씨가 상습적으로 지각을 해 파견된 공익근무요원이 출근(캡스) 카드를 찍어주기도 했다”며 “다른 사람이 출근 카드를 대신 찍어줬어도 서류상 지각횟수만 88회에 이른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A대표가 아들인 B씨가 지각을 했어도 다른 직원에게 책임을 넘기며 쓴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모 직원은 “B씨가 지각을 하면 A대표는 나에게 쓴소리를 했다”며 “심지어 ‘애×× 교육 똑바로 시켜’라는 말을 들었다”며 “B씨는 본인의 아들이지 내 아들이 아니다”고 억울해 했다.

B씨와 같이 근무했던 전 공익근무요원 모 씨는 “B씨가 차량을 세차할 때마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는데 게임을 하지 않는 나도 항상 데려갔다”며 “본인이 PC방 가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나를 PC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옆에 앉아 있게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B씨는 근무시간 중에 모 사회단체 모임에 자주 참석했다”며 “근무지를 이탈해 술을 먹고 저녁 8~9시경 사무실로 들어와 초과근무를 찍고 나가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 직원들은 B씨는 체육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출근했다며 복장도 단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근무태도가 엉망이었다는 지적과 달리 B씨는 현재 운전직에서 사무실 요원으로 업무가 변경됐다. 직원들에 따르면 A대표는 운전직원과 사무실 요원은 채용당시 자격기준도 다른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절차없이 상담요원으로 보직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부전자전? 아버지도 의혹 집중돼

 

직원들이 전하는 A씨의 행동도 만만치 않았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중 A씨가 사무실에서 수시로 낮술을 먹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다고 공개했다. 직원들은 증거로 사무실에서 A씨가 지인과 음주를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이들은 A씨가 사무실 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 중 외부로 나가 수시로 술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또 술을 먹고 외부인과 마찰을 빚어 매번 직원들이 이를 뜯어말렸다고 폭로했다.

A대표의 장애인 차량이동 사적 사용도 지적했다. 한 직원은 “A대표가 귀가할 때 가끔 차량을 이용하는 데 다른 장애인이 이용한 것처럼 사용자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며 “6시 이전에 퇴근하면서도 공익근무요원에게 6시 이후에 퇴근한 것처럼 퇴근카드를 찍게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장애인이동센터 차량은 실제 이용거리(km)와 서류상 거리가 말도 안되게 차이가 있다”며 “A대표의 지시로 이용거리 서류를 조작해 개인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 직원도 “A대표의 지시로 다른 장애인 명의로 차량 이용을 신청 한뒤 3개월 정도 집까지 가 출근을 시켰다. 요금을 내기도 했지만 어떤 날은 요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동거리가 길어 차량요금이 많이 나오면 다른 건수를 만들어서 요금을 줄이라”고 요구했다며 “대꾸라도 하면 ‘융통성이 없다’고 심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A씨의 행위는 단순한 편법 정도가 아니라 보조금 횡령에 해당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A대표는 직원들에게 교육에 참석하지도 않은 장애인을 교육에 참석했다고 허위 보고하도록 지시해 장애인이동센터 소유의 장애인이동지원차량 이동(km) 누적 마일리지를 쌓아 놓는 수법으로 진천군 장애인위탁교육 지원금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A대표와 아들 B씨가 요청하면 사전예약이 없어도 이들의 요구를 우선할 수밖에 없어 다른 장애인이 이용상 피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후원금 횡령의혹도 제기됐다. 직원들은 “A씨가 외부에서 온 후원금을 자신의 개인명의 계좌에 보관하면서 명절 때 자신과 아들의 용돈으로 사용했다”며 통장을 공개했다.

성추행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 직원들은 2016년 경 A대표가 사무실이 입주해있는 진천군 종합사회복지관 화장실에서 여러 번 신체특정부위를 노출한 채 씻었고 이 장면이 여성청소노동자와 일반 이용객들에게 목격돼 물의를 빚었다고 밝혔다.

진천군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돼 A씨에게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며 “특정 신체부위가 노출된 만큼 성추행 여지도 있어 강하게 제지했다”고 말했다.

A씨가 부당하게 초과근무수당을 받아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 직원들은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출근부에 찍어놓고 개인적으로 플롯 수업을 받는 등 근무를 하지 않았다”며 “주말에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왕따도 요구했다” 인권침해 논란까지

A대표가 자신의 과실을 감추고 아들 B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직원에게 특정직원에 대한 왕따를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직원은 “B씨로부터 ‘A씨가 센터장을 하고 나중에 자리를 물려받기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난 해 12월에도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A씨는 ‘능력이 있는 B씨가 모든 업무를 하게 해야 한다. 나를 내보내야 한다’는 말했다”고 밝혔다.

A대표가 왕따를 지시했다는 구체적 증언도 나왔다. 한 직원은 “A대표가 모 팀장과 같이 다니거나 밥을 먹으면 퇴사 조치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도 “모 팀장과 밥을 먹거나 말을 섞으면 다 퇴사시킨다고 했다”고 말했다.

왕따 대상으로 지목된 이 직원은 “스트레스가 심해 왼쪽 다리에 마비가 오기도 하고 눈도 갑자기 안보이기도 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제기되자 진천군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진천군 관계자는 “3일부터 제기된 내용에 대해 조사중에 있다”며 “현재 조사중에 있는 관계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제기된 내용에 대해서 일부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16년 A대표의 아들의 근무태만 사항이 확인돼 기관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A대표의 화장실 사건에 대해 확인하고 중단할 것을 요구해 더 이상의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A대표, “모두 거짓. 억울하다” 해명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A 대표는 “억울하다. 모두 거지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근무시간 중 음주 의혹에 대해 “장애인이동지원센터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장애인단체의 대표도 맡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업무가 7:3 정도로 섞여있다”며 “회원들이 소주한병 들고 찾아 온 경우가 있어 어쩔수 없이 마신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A대표는 “내 주량은 소주 한병뿐이고 2차까지 가는 경우도 없다”며 “장애인단체 회장으로서 7~8회 정도 불가피하게 자리를 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이동차량 부당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로 내 마음대로 쓸수도 없고 서류를 조작할수 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타인 명의로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해당 장애인은 암 환자로 내가 수시로 보살펴 주고 있는 사람이다”며 “쌀을 갖다주거나 돌봄이 필요해 방문할 때 그 장애인의 이름으로 사용자를 기재한 것”고 해명했다.

화장실 신체노출에 대해서는 “나이가 있다 보니 요실금 등 질환이 있어 화장실 용변을 보고 부득이 하게 씻게 됐다”며 “시각장애인 특성상 누가 보고 있는지, 화장실 문이 열려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을 받고 나서 즉각 중단을 했다”고 말했다.

후원금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그 통장의 존재 자체도 모른다”며 “통장과 도장 등 모든 것은 직원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에 대한 인권침해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물품이나 집기를 집어 던진 적이 없다”며 “업무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큰 소리를 낸 적은 있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한계선인지 정해진 것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들의 근무태만과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아버지로서 아들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도 “아들은 지체3급 장애인으로 아버지가 단체를 맡게 돼 도와주는 차원에서 같이 일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친인척이 함께 일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냐”며 “근무태만 문제는 이미 감사를 받고 완료가 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공개한 자료에는 상세한 내용들이 기재가 돼 있어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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