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품바축제, 2018 대한민국 유망축제 선정

故 최귀동 할아버지 영정 사진, 세상을 따뜻하게 적셨던 그는 1990년 음성 꽃동네에서 선종했다.
고병택 기자

(음성타임즈) 음성품바축제가 '2018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심사에서 유망축제에 선정됐다.

지역명품축제에 머물렀던 음성품바축제가 국가대표 축제 대열에 진입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앞서 문체부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신규 '2018 문화관광축제' 후보로 추천한 30여개 축제들을 대상으로 1차 서면평가를 실시, 상위 40%이내 16개 축제에 대해 2차 심사를 진행했다.

지난 20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6층 대회의실에서 실시된 2차 심사는 축제별 지자체 담당자들의 PPT 발표와 심사의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유망축제 진입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종합평가를 실시했다.

음성군은 이번 2차 심사를 위해 이필용 군수가 직접 발표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선보이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직원 및 축제 관계자들이 발표에 나선 타 지자체에 비해 해당 지자체장이 직접 발표에 나서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낭보를 접한 음성군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역 언론과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의 댓글이 넘쳐 나고 있는 중이다.

군민 모두가 위로하고 반기는 모습이 이채로울 정도이다.

 

故 최귀동 할아버지를 기리며 / 기자의 짧은 사족

20여 년전 우연한 계기로 음성꽃동네를 찾았다. 꽃동네에 들어서자 입구에 망태기를 둘러메고 서 있는 한 걸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故최귀동 할아버지의 동상.

15일간 머물기로 했던 꽃동네 일정이 故 최귀동 할아버지를 짝사랑(?) 하기 시작하면서 1년으로 이어졌다.

꽃동네 노인요양원에 있으면서 기자는 또 다른 수 백명의 최귀동 할아버지를 목격하게 된다.

나에게 주려고 꼼꼼히 숨겨 뒀던 요구르트 한 병을 꺼내던 할아버지, 일제시대 징용갔던 사연만은 잊지 않았던 치매 할아버지, 맛있는 음식을 보면 먼저 내게 건내던 할머니 등 최귀동 할아버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내 손을 잡아 주곤 했다.

당시 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실제 모습 크기의 대형 사진을 만들어 간직했던 기억이 새롭다.

음성군의 작은 시골 다리 밑...이제는 성자가 된 걸인, 생전의 모습은 뵌 적이 없지만 그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레인다.

'대한민국 유망축제‘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기뻐할 사람이 바로 ’귀동 할아버지‘일 것이란 생각이 문득 떠오르는 이유이다.

이제 음성품바축제가 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사랑의 정신을 전 국민에게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꽃동네 수도자들의 실현하고자 하는 ‘박애의 영성’과 함께.

수십만 명의 참여자, 수십억 원의 경제적 효과 등 음성품바축제는 유형의 결과를 우리들에게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를 쫒아간다. 이른바 ‘음성품바축제의 경제적 효과’ 이다.

그러나, 음성품바축제의 참 뜻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70년대 초 무극 다리 밑에서 이루어졌던 한 걸인의 ‘숭고한 삶’을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스스로 만들어 낸 성공이라는 잣대 속에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은 아닐까?

이번 ‘국가대표 유망축제’ 선정은 故 최귀동 할아버지가 우리들에게 보내는 또 다른 위로는 아닐까?

 

유망축제 선정의 숨은 주역들

지난 2015년 음성부군수로 부임한 임택수 부군수는 이듬해 음성품바축제기획실무위원회를 통해 “음성군에 참으로 소중한 인물이 있다”면서 “음성품바축제는 故 최귀동 할아버지를 기리고 그의 정신을 알리는 현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임택수 부군수는 “품바축제는 대한민국의 최고 축제로 발돋음할 수 있는 충분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며 “일시적인 방문객수나 경제적 효과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사랑의 축제로 승화시켜 나갈 때,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국가축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망축제’ 선정에 각별한 관심을 내 비친바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축제아카데미’ 설립을 추진, 관계 공무원을 비롯 문화예술 및 축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시행하는 등 국가축제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기자는 문체부 선정 결과가 발표된 날, 임택수 전 음성부군수와 연락이 닿았다.

임택수 전 부군수는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반가웠다. 군수님을 비롯해 군민 모두가 힘을 모은 결과”라며 “재직 시 부군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안예순 팀장, 정순미 주무관 등 담당공무원들이 미친 듯이 일에 매진했다”면서 그 공을 돌렸다.

특히 “꽃동네, 음성예총 이석문, 신재흥 회장님, 반숙자 선생님을 비롯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노고가 많았다”며 “일일이 다 열거하기에 모자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음성군 문화홍보과 정순미 주무관은 “품바축제는 최귀동 할아버지가 모태이다. 숭고한 인간 사랑의 이야기가 스토리텔링”이라며 “선정되어 기쁘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전했다.

정 주무관은 “앞으로 품바축제의 정체성은 살리면서 전 연령층을 상대로 특히 젊은층들을 유입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정되기까지 초조와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모든 군민들이 갈망하는 결과가 나온 만큼 앞으로 등급을 더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숭고한 인간 사랑의 이야기’

문체부는 28일 ‘2018년도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대표축제 3개, 최우수축제 7개, 우수축제 10개, 유망축제 21개 등 전국의 41개 축제를 선정 발표했다.

또한 대표등급을 일정기간 연속 유지하여 명예 졸업한 보령머드축제 등 4개 축제는 글로벌육성축제로 지정, 향후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품바축제의 유망축제 선정은 ‘복지음성’을 대한민국 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 매년 실시되는 선정 과정에서 탈락하지 않고 우수축제, 최우수축제, 대표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몇 년 후 명예 졸업을 한 품바축제가 ‘글로벌 육성축제’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2017년 12월 故 최귀동 할아버지는 자신의 고향에 뜻 깊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 왔다.

그의 ‘숭고한 인간 사랑의 이야기’가 전 세계인들에게 전달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故 최귀동 할아버지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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