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7명, 25일~27일 관광성 제주행…25일은 희생자 발인식 있던 날

제천 화재 참사로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주시의회 교육복지위원회 의원들이 외유성 제주 견학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청주시의회 교육복지위원회 소속의원, 의회홈페이지 캡처)

 

제천 화재 참사로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주시의회(의장 황영호‧자유한국당)일부 의원들이 외유성 제주 견학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제주로 떠난 날은 제천 화재로 희생된 희생자에 대한 발인식이 있던 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청주시의원들이 이웃한 제천시민들의 침통함과 비통함을 외면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5일,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이었지만 제천시민들과 국민들은 침통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화재, 이날 제천에서는 희생자 5명의 발인이 눈물 속에 진행됐다. 같은 날 청주공항. 청주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위원장 최충진,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야 의원 7명 전원과 의회 사무국 전문위원 2명은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박3일 진행된 제주 일정은 박물관 견학 등 사실상 관광 일정으로 짜여져 있었고, 저녁에는 술 자리를 겸한 만찬이 이어졌다. 사용한 경비는 대부분 시 예산으로 집행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관광성 외유를 떠난 청주시의회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진아 충북시민사회단체연해회의 사무국장은 “제천참사의 경우 충북도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애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청주시의원들이 제주로 외유성 일정을 다녀왔다는 것은 충북도민의 한사람으로서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대표해 의회에 나가 있는 신분에서 적절치 않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가경동에 거주하는 시민 신 모씨(46)는 “도민들은 상중인데 의원들이 외유 일정을 나간 것은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며 “청주시의회 청렴도가 최하등급인 것으로 나왔는데 지금은 외유말고 자기반성부터 해야 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대해 청주시의회 A 사무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침소봉대 하는 거 아닌가? 해외로 가기로 했다가 의원님들이 일정이 바쁘셔서 국내 워크샵 이라도 가자고 해서 가신 것"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청주시의회는 지난 21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아 망신을 당했다. 청주시의회는 종합청렴도 점수 5.55를 기록했다. 이는 30개 기초의회 평균 6.1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로 30개 기관중 28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비리가 잇따라 적발된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이 예견된 상황. 자유한국당 소속 이유자 의원은 기사 무마를 위해 기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고 사고 뒤 조치를 취하지 않은 김기동 의원과 시 소유 공원 정자를 무단철거한 박현순 의원에게는 각각 70만원과 3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언식 의원은 직무관련 업체 관계자와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와 물의를 일으켰고 일부 의원들은 가족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시의회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시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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