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의회가 2018년 영동군 예산을 심의하면서 애써 확보한 국비는 깎고, 의원 국외여비는 살려 논란이다.

영동군의회는 지난 21일 256회 2차 정례회 5차 본의를 열고 2018년도 영동군 일반·특별회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군 의회는 이날 영동군이 제출한 4256억960만원의 예산 중 36건 36억8160만원을 삭감해 예비비로 돌렸다.

애초 각 의원이 제출한 조정조서에는 삭감액이 108억9583만4000원에 달했지만, 계수조정을 거쳐 삭감액을 36억816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계수 조정 중 국비와 지특회계 예산은 삭감하고, 애초 조정조서에 올라온 의원 국외여비는 살렸다. 군이 공모사업에 응모하는 등으로 애써 확보한 예산은 삭감하면서도 제 밥그릇은 챙겼다는 논란이 이는 이유다.

군 의회가 삭감한 국비 사업 예산은 ▲농정과의 ‘영동대벤처식품 포도 등 과일 해썹 가공시설 지원’ 예산 2억3100만원 전액(지특회계 1억6500만원, 도비 3300만원, 군비 3300만원) ▲농업기술센터의 ‘다양한 우리쌀 활용 교육’ 예산 1200만원 전액(국비 600만원, 군비 600만원) 이다. ▲농업기술센터의 ‘고품질 과실주 제조기술 보급 시범’ 사업 예산 5000만원(국비 2500만원, 군비 2500만원) 중 2500만원 ▲농업기술센터의 ‘농촌 어르신 복지생활 실천 시범’ 사업 예산 2000만원 전액(지특회계 1000만원, 군비 1000만원) ▲농업기술센터의 ‘기후변화 대응 신소득작목개발 육성’ 예산 2억4000만원(지특회계 1억2000만원, 군비 1억2000만원)도 삭감했다.

반면, 애초 조정조서에서는 전액 삭감하려던 의원 국외여비 2400만원은 전액 살렸다.

군 의회 의원이 당연직으로 들어가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통일안보연수 예산 4440만원도 애초 조정조서에서는 4366만원을 삭감하려 했지만 전액 살렸다. 그러면서도 기획감사실의 ‘민간인 해외연수비’ 예산 2000만원 중 1000만원은 삭감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동군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와 치열하게 경쟁해 애써 확보한 국비 예산을 삭감하면 국비를 반납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다른 국비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데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다른 예산은 몰라도 국비를 삭감하는 것은 전례를 보기 드문 상황”이라고 했다.

주민 김모(50) 씨는 “어렵게 확보한 국비는 깎으면서도 자신들의 국외여행 비용을 살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제 밥그릇 챙기기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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