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인 남편 정모 경사 만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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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택화 충북지방경찰청장은 취임 이튿날인 14일 오전 충주경찰서를 방문해 감찰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경사(여·38)의 유해가 안치된 납골당을 찾아 애도를 표하고 남편 B경사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다.
남 청장은 이 자리에서 숨진 A경사 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겠다고 말하는 등 30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행보는 상급기관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강압감찰 논란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남 청장은 13일 취임식에서도 취임사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충북경찰은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소통과 화합으로 단단한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충북경찰은 혼란 그 자체다. 지난 10월 26일 익명 투서와 업무상 문제로 감찰을 받던 A경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당시 A경사에 대한 감찰은 강압 감찰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A경사 유독이 감찰 발단이 된 익명 투서자와 강압 감찰을 벌인 충북청 감찰관 등 관련자 7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고소장을 경찰청에 접수했다. 같은 달 28일 현직 경찰관 1천200여명과 시민 등 모두 1천577명은 감찰 관계자 등 6명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충북청은 개청 이래 처음으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압수수색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남 청장의 행보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충북경찰의 사기가 매우 저하된 데다, 곧 있을 총경 승진 인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청 내 한 관계자는 "취임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소통을 강조하는 신임 청장의 행보는 좋아 보인다"며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았던 충북경찰이기에 청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이번 논란에서 벗어나 도민 안전을 위해 앞장서는 충북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조직 내 갈등 봉합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