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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쓸쓸한 미래뒷담화/ 박소영 사회문화부 부장
박소영
충청리뷰
사회문화부 부장

지난주 독거노인들을 만나면서 멀지 않은 우리들의 미래가 겹쳐보였다. 우리들의 부모들이 작은 방에서 불도 켜지 않고 늙어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부모가 바라보는 자식과, 자식이 바라보는 부모는 달랐다. 취재를 하면서 그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혼자 지내는 것을 ‘괜찮다’고 말하지만, 기자에게는 결코 ‘괜찮지 않음’을 구구절절 털어놓았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며, 그 자리에서 편히 죽는 게 소원이라고 절절하게 토해냈다.

영화 <은교>에서 노 시인 이적요는 “너희의 젊음이 노력해서 얻은 상이 아니 듯, 나의 늙음도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대사를 남긴다.

그의 말대로 늙음 그 자체가 잘못이 아니지만 돈이 없이 늙는 것은 독거노인들에겐 고통에 가깝다. 병이 나도 제 때 치료받지 못하고, 불도 켜지 않고, 추워도 보일러를 틀지 못하고. 외로워도 기댈 곳이 없으니 삶이 때때로 ‘벌’처럼 다가올지 모르겠다.

나이든 부모의 보호자는 자식이 돼야 한다는 게 유교사회인 우리나라의 정서이지만 이 조건이 성립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자식도 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작은 방의 노인들은 말했다. 내가 돈이 없으니까 자식들이 오지 않는다고. 절절하지만 그 말들은 사실이었다.

형편이 좋지 않은 독거노인들은 대개 기초노령연금 20만원에 의지해서 살고 있었다.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으니 최대한 아껴 생활했다. 한 노인은 딱 10만원만 더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기초노령연금을 놓고 여야가 금액에 대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노인도 어렵고 청년도 어렵다. 사실 모든 세대가 살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은 모든 세대에게 취약하다.

충북에서도 독거노인을 위한 노인돌봄서비스가 실시되고 있지만 수혜자는 10명 중에 한 명이다. 내년에 청주시는 노인복지기관 두 곳에서 하는 노인돌봄서비스를 통합할 계획이지만 건물만 지을 뿐 또 다른 노인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건물 짓는데만 돈이 들어갈 것이다.

가난해도 문제지만, 가난만이 모든 문제의 근원도 아니다. 누구나 늙고 소멸해가지만 그 과정에 대해 우리사회는 말하기를 꺼린다. 어떻게 늙을지, 어떻게 죽을지, 장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 고령화사회가 됐고 우리나라도 지금 진입했다.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 세대는 노인을 여전히 ‘문제’로만 인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장 나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나이 듦은 죄가 아닌 것을, 한 때 그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있었다는 것을. 독거노인들을 만나면서 내 주변의 어른들이 다시 보였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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