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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이종욱 공방과 내년 지방선거시사 격외도리/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김병우 교육감과 이종욱 도의원 사이의 공방에서 승자는 과연 누굴까.

안타깝게도 둘 다 패자다. 싸움은 이 의원이 먼저 걸어왔지만 졸지에 본인의 시유지 불법점유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불거지는 바람에 긁어 부스럼만 만든 꼴이 됐다.

김병우 교육감도 여론의 손해를 보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도교육청 수련원 특혜사용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정치판에서 으레 있을 수 있는 상대측의 어깃장 정도로 여겼다. 그러면서 논란을 정리하려면 나름의 입장표명은 분명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 데 이게 아니었다. 참모를 내세워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풍만 키웠다. 역공으로 나선 교육감 측의 물귀신 작전은 자칫 태풍까지도 몰고 올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이 문제는 이렇게 보면 된다. 우선 이종욱 도의원이 원색적인 단어까지 동원해 도교육청수련원이라는 공공재에 대한 교육감의 부적절한 사용을 질타할 요량이었다면 다른 건 몰라도 시유지 무단점용같은 황당한 일은 없어야 했다. 자신의 이같은 의도적인 일탈은 크게 인식하지 않고 교육감을 손보려 했으니 어찌 보면 부메랑은 필연적이다. 내로남불이 아니라 자질 자체를 의심케 한다는 것이다.

김병우 교육감은 이 문제에 대해 어쨌든 초장부터 자신의 얘기를 했어야 옳았다. 교육감의 수련원 사용이 설령 그 동안의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그렇듯 논란이 불거진 마당이라면 당당하게 해명을 하든 아니면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 것이다. 정작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그가 규정에 따른 사용료를 냈느냐 안냈느냐 혹은 문제의 방이 아방궁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의 교육의 최고 책임자다운, 일반 정치인들과는 다른 솔직함과 진정성에 더 관심이 있었다.

이번 사례를 지켜 본 도민들로선 공인 특히 선출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잖아도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 오면서 ‘하겠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과연 그들의 어디까지를 믿어야 할 지는 쉽게 판단이 안 선다. 이럴 때 주목되는 것은 그 판단을 위한 ‘잣대’다. 이른바 진짜 감별법이다.

일단 성인이 되면 사람들은 절대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교육하고 설득한다 해도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 사석에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결국 공허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상대가 자기의 모든 얘기를 듣는 걸로 착각하지만 안 그렇다.
 


이를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적용한다면 답은 분명하게 나온다. 후보를 자처하며 제 아무리 어떠한 처신을 보이더라도 그에 대한 모든 평가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과정이 바로 그 사람의 실체이고 또 지금까지 그가 속했던 조직이나 집단에서의 평가가 바로 그 사람의 진면목이라는 것이다. 이 것이 진짜와 가짜를 감별하는 가장 원칙이다.

이러한 간단한 사실을 등한시하기에 우리는 선거때마다 최선, 혹은 차선의 선택을 하는데 늘 실패했다. 기껏 뽑아 줬더니 감옥에 가고 갑질을 한다. 유권자들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공적 권한을 어느 순간 사적 권력으로 받아들이며 자기를 뽑아 준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또 잊는다. 처음엔 초심을 지키는가 싶다가도 어느덧 권력에 취해 일의 추진에 있어서도 편의성과 자기효율성만을 강조하는 ‘힘의 논리’에 뼈져드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명품으로 위장한 ‘가짜’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래도 질감이 거칠고 마무리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숨기기 위해 치장된 것이 명품보다 더한 화려한 장식이다. 사람도 똑같다. 진짜가 아니면 어딘가는 반드시 부자연스럽다. 자기 합리화나 변명이 많고, 어느 땐 행동과 말에 있어 지나치게 자기주장만 한다.

요즘 내년 지방선거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난다. 시간이 갈 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할 것이다. 못내 아쉬운 것은 참신한 인물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수 년, 아니 십수년부터 익히 보고 경험하고 들어왔던 후보들만 넘쳐난다. 그 중엔 가짜인생들도 있다. “왜 저런 사람이 나오려고 하지”를 궁금해 하다가도 나중엔 “우리 유권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저렇듯 설칠까?” 자책감까지 갖는다.

그런 사람일 수록 만나는 이들한테 극도의 겸손과 저자세를 보이지만 과거 그들의 삶은 절대로 안 그랬다. 이들을 똑바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지금껏 살아온 과정을 돌아보고 또 그들이 지금 껏 속했던 조직이나 집단에서의 평가를 곰 곰 곱씹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번 선거에선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선출직이 비리를 저지르고 직책을 잃고 감옥에 가는 것은 그들만의 탓이 아니다. 그들을 뽑아준 사람들의 도의적 책임이 더 크다. 그런데도 우리 유권자들은 여전히 후보의 실체를 들여다보려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그 후보들의 가식까지도 ‘실체’라고 착각하며 환호하는 데 익숙하고 또 만성이 됐다.

그 결과가 개념없는 대통령 박근혜와, 국가권력을 토목공사의 자재쯤으로 착각하며 나라의 기본까지도 말아먹은 이명박을 만들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선 또 어떤 후보들이 이같은 전철을 밟을 지 지켜볼 일이다.

충청리뷰  043si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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