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밴드(SSAM BAND)’

“띠리리리~~딴딴따 딴따! 아니! 아니지~ 박자를 좀 놓친 것 같은데! 자! 자! 다시 갑시다~”

11월 26일 오후 2시. 충북학생교육문화원 지하 1층 보컬실에서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능숙한 솜씨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연주했다. 했던 연주를 또 하고, 했던 연주를 또 하고……. 한곡을 수십 번씩 연주하지만 지치거나 짜증내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너무 진지하기까지 하다. 이들은 요즘 잘나가는 ‘오빠’도, ‘꽃미남’도 아니다. 평균연령 58세.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50~60대 ‘선생님’들, 바로 ‘SSAM BAND’ 회원들이다.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회에서 쌤밴드 회원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배워서 가르쳐보자는 뜻에서 시작

충북교육청 소속 교장, 교감, 장학사 등 교원으로 구성된 쌤밴드가 7년째 크고 작은 공연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10년 10월, 학생들의 특기적성 교육을 직접 해보자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쌤밴드는 어느덧 충북 교사문화예술 동아리의 주축이 되고 있다. 쌤밴드 8명의 회원들은 매주 일요일 만남을 갖고 공연연습과 연주를 하고 있다. 이상준 회장은 “평소 음악에 관심도 있었고 직접 배워서 아이들을 가르쳐 본다는 생각에서 밴드를 창단하게 됐다”며 “이제는 단순한 취미와 교육이상의 의미를 주는 생활의 일부”라고 쌤밴드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물론 다양한 계층과 자유롭게 어울리기 위해 만든 밴드이니만큼 이름도 친근한 느낌의 ‘쌤’으로 정했다. 멤버는 이상준 전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연준흠 전 금천중 교장, 윤인중 충북대부설고 교장, 오남진 충북교육청 장학사, 김은식 양청고 교장, 한남수 음성여자중학교 교장, 하재주 옥산중학교 교감, 지선호 충북교육청 장학관 모두 8명이다. 또 보컬, 일렉기타, 베이스기타, 신디사이저,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 드럼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7080 음악을 주로 연주하고 있으며 ‘학생 학부모와 함께 하는 행복 공연’, ‘충북대 개교기념 축하 공연’, ‘유학 축제 공연’ 등 수십 차례의 공연을 했다.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한남수 음성여자중학교 교장은 “집에서도 1~2시간씩은 꼭 연습한다”며 “쌤밴드는 생활의 활력소일 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음악을 하다 보니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음악에 관한 조언도 해줄 수 있고 아이들의 음악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음악을 하고 나서부터 성격이 긍정적이고 여유로워졌다는 윤인중 충북대부설고 교장은 “쌤밴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학교생활은 물론 생활 전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쌤밴드는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는 밴드”라고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만난 쎔밴드 회원들은 근엄한 이미지의 교장, 교감선생님이 아니다. 아이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야말로 ‘쌤’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랩도 할 수 있다”며 크게 웃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쌤밴드

쌤밴드 회원들에게 음악은 아이들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학생들과 음악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느낌을 교류하기 위해 쌤밴드 회원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

지선호 충북교육청 장학관은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서로 느낌을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은 교사에게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쌤 밴드 회원들은 매주 만남을 갖고 공연을 기획한다고.

이상준 회장은 “교직에서는 떠났지만 교육행사나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음악활동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 또 사회의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실천하면서 남을 돕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매년 10회 정도의 공연을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여 단원 모두가 정년퇴임을 하더라고 계속 음악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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