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IBK 기업은행 2017 천하장사 대축제’ 김재환 꺾고 우승

충북 씨름의 중심지인 증평군에서 마침내 천하장사가 탄생했다. 증평군 인삼씨름단 김진 선수(28)는 지난 26일 전남 나주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IBK 기업은행 2017 천하장사 대축제’ 결정전에서 김재환(용인)을 3-0으로 누르고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지난 2013년 인삼씨름단에 입단한 김진 선수는 2014년 보은장사·청양 단오장사, 2016년 홍성 설날장사 대회에서 백두장사에 오르기도 했다.
 

천하장사 김진 선수

서울 출신인 김 선수는 경기도 부평고를 거쳐 인하대를 중퇴했으며 ‘들배지기’가 특기다. 2015년 무릎부상으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올해 전국체육대회 장사급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했다.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천하장사가 됐고 충북도에도 처음으로 천하장사 타이틀을 선사했다.

지역 씨름인들은 백두급에서 보기 드물게 화려한 기술과 뛰어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진의 천하장사 등극을 스타 탄생 예고편으로 보고 있다. 김 선수와 같은 기교파 장사를 통해 민속씨름의 인기를 회복시키길 기대하고 있다. 천하장사 꽃가마를 탄 김 선수는 “잦은 부상에 시달려 우승할 줄 몰랐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고 기다려주신 덕분에 영광을 맛봤다. 증평 씨름단을 믿고 응원해준 여러분들을 위해 더 좋은 성적을 위해 분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인삼씨름단을 창단한 증평군은 △충북 유일의 씨름 전용훈련장 △증평인삼배전국장사 씨름대회 개최 △전국 유일의 여성 씨름 심판 등 지속적으로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부흥에 앞장서고 있다. 증평군청 씨름단은 지난 9월 증평종합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전국체전 씨름대회에 총 7명이 출전해 5명이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 내용은 △장사급(150㎏) 1위 김진 △역사급(110㎏) 2위 박정진 △소장급(80㎏) 2위 하관수 △용사급(95㎏) 3위 윤승민 △경장급(75㎏) 3위 신현수 등이다.
 

지난 9월 전국체전 씨름대회에서 5명이 입상한 증평 인삼씨름단. / 사진=증평군 제공

증평이 충북씨름의 중심이 된데는 2006년 작고한 고 김재두 증평씨름협회장(향년 72세)의 역할이 컸다. 지난 76년부터 증평씨름협회장을 맡아 현재 증평인삼씨름단 감독을 맡고 있는 연승철을 비롯해 김광식, 최성섭 같은 증평 출신 장사들을 길러냈다.

지난 2000년부터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를 유치했고 대한씨름협회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면서 30년간 충북 씨름발전에 헌신했다. 증평군도 씨름종목 부흥에 나서 지난 2012년 15억원을 들여 씨름 전용훈련시설인 증평군씨름장을 개관했다.

증평군씨름장은 증평종합스포츠센터에 신설한 실내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과 보강천체육공원의 야외 훈련장소를 연계한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해 올 한해 12팀 990여명이 찾은 최고 인기의 전지훈련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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